신일그룹, 경영진 9일 줄소환, "150조 보물선 돈스코이호" 

침몰한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에 엄청난 보물이 있다며 투자금을 끌어 모았던 신일그룹의 핵심 경영진들이 오늘 경찰에 소환된다.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를 내세운 신일해양기술(구 신일그룹)의 ‘보물선 투자 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이 회사 대표 등을 9일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9일 오전 10시에 신일해양기술 대표 최용석씨와 최씨에 앞서 신일그룹 대표였던 류상미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류 전 대표는 신일그룹의 실질적인 운영자로 알려진 류 모 씨의 누나이고, 최 전 대표는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기 전까지 경영을 책임졌던 인물이다.

최 전 대표와 류 전 대표는 아직 참고인 신분이지만 두 사람이 그룹 내 핵심 관계자라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돈스코이호의 가치를 둘러산 의혹이 불거지자 류씨에 이어 대표가 된 최씨는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책임을 부인하는 취지로 해명하는 한편, 수시로 발언을 뒤집어 논란을 키웠다. 최씨는 최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일 신일그룹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아직 압수물 분석이 끝나지 않았고, 고발장이 접수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일단 참고인 신분으로 불렀다. 그러나 두 사람이 그룹 내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었던 만큼 수사 경과에 따라 피의자로 신분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류씨에게 현재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진 동생이 그룹 내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캐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두 사람에게 신일그룹과 암호화폐인 신일골드코인(SGC)을 발행한 싱가포르 신일그룹의 관계를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신일그룹은 돈스코이호의 가치를 부풀려 홍보하면서 가상화폐를 발행해 투자금을 끌어모은 혐의(사기)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싱가포르 신일그룹은 지난 5월부터 SGC를 사전판매하며 ‘150조 보물선 돈스코이호 담보 글로벌 암호화폐’라고 홍보한 바 있다.

싱가포르 신일그룹은 개당 발행 가격이 200원인 코인이 9월 말에 거래소에 상장되면 1만원을 넘길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돈스코이호의 가치가 근거 없이 산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다른 업체가 신일그룹 경영진을 고발하면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보물이 있는지는 확실하진 않지만, 만약 발견만 된다면 150조 원의 가치'라고 홍보했던 이들이 어떤 근거를 내세울지 주목된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