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마케팅’ 간판 없는 가게가 뜨고 있다

형식적인 것 보다 분위기·맛에 더 관심

남들 모르는 곳 찾아 즐기는 성취감 한몫

최근 ‘히든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가게가 늘고 있다. 사진은 동구 동명동 일대에 있는 간판 없는 곳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카페 MSG(왼쪽)와 장진우 식당(오른쪽).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최근 이름 없는 가게, 숨어있는 간판 등 ‘히든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가게가 늘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간판 없는 컨셉으로 만들어진 카페나 밥집이 광주에만 수십여 곳에 이른다. 간판을 만들더라도 아주 작게 만들어 숨겨놓는 식이다. 대신 저마다 개성 있는 메뉴와 독특한 분위기 등으로 손님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날 찾은 동구 동명동의 카페 MSG는 간판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간판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옛날 복사 집이였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입간판만 있을 뿐이었다.

카페 MSG를 운영하는 박나희(34·여)씨는 “마음에 드는 간판이 없어서 그냥 옛날 복사 집 간판 간판흔적을 그대로 내버려 뒀다”며 “올해 초 카페 문을 열었을 때 사람들이 찾아올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런 카페 컨셉이 오히려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에 커피를 마시러 온 김서진(26)씨는 “간판이 없어서 찾기 힘들었지만 발견했을 때의 쾌감이 있다 ”며 “평소에도 숨은 카페나 음식점을 많이 찾는 편이다”고 밝혔다.

동구 장동사거리에 부근에 위치한 ‘장진우 식당’도 간판이 없다는 독특한 콘셉트와 인테리어로 분위기로 20,30대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장진우 식당을 운영하는 윤보람(36)씨는 “가게에 간판은 없지만 다들 알음알음 다 찾아오시더라”며 “SNS의 발달로 굳이 간판을 달지않아도 다들 알고 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 인스타그램에 이들 식당과 관련된 해쉬태그는 수 백여 건에 이른다. ‘히든 마케팅’은 자영업자들의 폐업률이 높은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은행 한국전남본부 경제조사팀 조사역이 발표한 ‘광주·전남지역 자영업 현황 및 리스크 요인평가’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 개인 사업체는 지난 2016년 기준 각각 9만 2천 개와 11만 6천 개로 2010년 이후 연평균 각각 1.9%, 2.4%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광주지역 개인사업자의 폐업률은 광주가 15.7%로 광역시 평균 14.4%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와 관련 광고학 박사 최윤식 광주대 기초교양학부 교수는 “간판이 없거나, 찾기 힘든 곳에 숨어있는 가게들은 소비자들에게 일반상식을 반대하는 개념으로 받아 들어진다”며 “때문에 ‘히든마케팅’은 소비자들에게 기대감과 호기심을 자극해 오히려 홍보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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