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항일 역사 현장 탐방 ‘뿌듯’

취재 후기
 

소안도 항일운동 기념탑 주변과 월항리 일대 해안가를 따라 핀 노란무궁화.
미라리 해변에서 진행된 작은음악회에서 초청 가수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일제 강점기 항일 역사 현장 탐방 ‘뿌듯’

미라리해변 작은 음악회 ‘소확행’선사

남도일보 연중기획 ‘전남미래, 섬·바다에 있다’의 연장선상에서 ‘남도 섬사랑 역사문화 기행단’이 지난 15일 공식 발족했다. 전남 섬의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자는 취지로 닻을 올린 것이다.

제1차 모임 특성상 전남 도내에 있는 섬 가운데 역사와 경관을 함께 충족할 수 있는 곳이 어딘가 고민했다. 첫 행사일이 마치 ‘제73주년 광복절’인 15일이어서 ‘항일의 섬’이라고 일컬어지는 완도 소안도를 선택했다.

짧은 준비 기간이었지만 예상외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주로 광주·전남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주류를 이뤘으나 소수이지만 수도권에서도 참가했다. 당초 참여인원을 버스 2대, 90명으로 한정했으나 희망자가 몰려들어 버스 한 대와 인원을 45명 추가했다.

드디어 출발일인 15일이다. 한 달째 한반도를 달구는 폭염이 지속된 탓에 이른 아침인데도 출발지인 광주시청 주차장은 펄펄 끓었다. 버스는 한 자리도 여분이 없어 비좁기만 했다. 옆자리 짝궁은 낯설기만 하다. 오로지 섬과 역사를 공유하자는 열의로 모인 사람들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참가자들 가운데 뽑힌 자원봉사자들마저 얼굴을 대면하기는 출발 직전이다.

이처럼 행사는 모든 것이 새롭고 백지상태에서 전개됐다. 어색함 속에서도 버스를 나눠 탄 참가자들은 오전 7시 광주시청을 출발했다. 출발과 동시에 비디오 상영이 진행됐다. 소안도 주민들이 일제 강점기 당시 항일 독립운동을 적나라하게 담긴 내용물이었다. 이 비디오는 소안항일운동기념사업회가 만든 10분짜리 분량으로 홍보용으로 영화 형태로 제작됐다. 어렴풋이 소안도 항일운동에 관한 실체가 머릿속에 정돈된 느낌이다.

4시간 가량 버스와 배를 갈아 타고 설레임 속에 도착한 소안도는 아직도 민족의 정기가 흐르는 듯 전율을 휘감았다. 그래서인지 온 섬에 펄럭이는 태극기는 광복절을 맞은 이날, 새삼 가슴 한 켠까지 감동을 전해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소안도 항일기념탑에서 참가자 140명이 헌화과 함께 대한민국 만세를 외친 ‘만세삼창’은 형언하기 힘든 감동 이었다. 모두가 하나였다.

점심 식사 뒤 펼쳐진 상록수림 가득한 미라리 해변의 작은 음악회는 ‘소확행’자체였다. 파도소리와 바닷바람, 그리고 음악 선율과 시낭송, 섹소폰 연주 등은 폭염을 물리치는 청량제 역할을 했다. 몸은 고단했지만 잔잔한 여운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폭염도 이겨낸 섬 역사기행이었다. 중서부취재본부/김우관 기자 kw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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