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는 비를 좋아해

KIA, 우천취소 다음날 11경기서 9승 2패

달콤한 휴식으로 ‘재충전’…최근엔 3연승

연패 끊기도…PO진출 위한 체력관리 중요
 

KIA타이거즈가 올 시즌 프로야구 구단 중 최다인 12번의 경기 취소를 겪은 가운데 우천 순연 뒤 열린 경기에서 9승 2패를 기록하며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14일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우천 취소된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모습. /KIA 타이거즈 제공

‘호랑이는 비가오면 힘이난다’ 바로 KIA 타이거즈 얘기다.

프로야구는 월요일을 제외한 모든 요일에 경기가 열린다. 팀당 144경기를 치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취소되는 경우가 있기 마련인데 우천 순연이 대표적이다. 또 지난 2016년에는 미세먼지 주의보가 경기취소 요건에 포함됐다. 올 시즌 KIA타이거즈는 롯데와 함께 10개 구단 중 최다인 11번의 우천 취소, 1번의 미세먼지 취소를 겪었다. 그런데 KIA는 유독 비온 뒤 곧장 열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연이어 경기가 취소된 경우를 제외하고 11번의 경기에서 9승 2패로 0.818의 승률을 기록했다. 중위권 싸움을 펼치고 있는 팀 중에서 압도적이다. LG트윈스 1승 4패(0.200), 삼성라이온즈 2승 3패(0.400)를, 롯데자이언츠 4승 6패(0.400)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높은 승률이다.

특히 연패를 기록하던 상황에서는 부진을 비로 씻어낸 듯 무섭게 돌변했다.

최근에도 비 효험(?)은 톡톡했다. 지난 9일 삼성전을 시작으로 NC에 2연전까지 모두 내주면서 3연패에 빠진 KIA는 13일 사직구장 예정된 롯데와의 경기가 비로 취소 됐다. 하루를 쉰 다음날 경기에서 KIA는 롯데에 9-5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SK를 상대로 2연승을 더하며 비를 기점으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또 지난달에는 5일 두산전에 패한뒤 내리 4연패에 빠졌던 KIA는 10일 롯데전에서 우천취소를 겪었다. 역시 다음날도 SK를 상대로 18-4 불방망이를 휘두르더니 화력쇼를 이어가 3연승을 달렸다.

본격적인 장마철에 접어든 6월, KIA는 한달동안 4번의 우천 취소를 만났다. 10일 롯데와의 원정, 19일 NC와의 홈경기, 26·28일 SK와의 원정이 비를 이유로 경기가 미뤄졌다. 공교롭게도 27일 SK전을 제외한 3번의 우천취소 다음날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특히 13일 SK전을 시작으로 5연패에 빠졌던 KIA는 19일 NC전이 우천 취소후 열린 다음날 경기에서 NC를 6-5로 꺾으며 부진을 씻어냈다.

상대도 가리지 않았다.

KIA는 우천 취소 뒤 열린 11번의 경기에서 KT 위즈를 제외한 모두 구단과 만났다. SK가 3차례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화가 2차례 경기를 치렀다. 두 팀과 경기에서 KIA는 한번씩만 패했을 뿐 각각 2승, 1승씩을 비온 뒤에 챙겼다. 올시즌 KIA는 한화를 상대로 3승 8패를 기록중인데 3승 중 1승이 비온 뒤 얻었다.

하지만 앞으로의 비는 KIA에게 득이 아닌 독일 가능성이 크다.

사실 뜻밖에 찾아온 휴식으로 좋은 결과를 나타냈다는 것은 그만큼 선수들의 체력이 소모됐다는 걸 말해준다. KIA는 지난 17일 순연된 잔여경기 일정이 확정되 내달 13일까지 경기를 치른다. 만약 내달 1일부터 우천등의 이유로 경기가 취소될 경우 더블헤더 경기를 편성, 실시할 수도 있다. 더블헤더를 소화할경우 체력 소모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KIA는 다른 8개 구단보다 많은 경기일정을 갖고 있어 월요일을 제외한 휴식은 취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KIA는 체력소모가 극심하다. 마운드에서는 양현종과 임기영이 휴식기없이 아시안게임을 치렀다. 올시즌 부진과 부상으로 선발 이탈이 잦으면서 불펜진은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했다. 김윤동은 18일 현재까지 46경기에 등판에 59.1이닝을 소화하며 리그 불펜진 이닝 5위에 올랐다. 1.1이닝 던진 경기가 22번에 달했다. 안치홍 역시 아시안게임에서 돌아와 휴식없이 팀에 합류했다. 가을 야구 마지막 티켓인 5위까지 두 걸음을 남겨두고 있는 KIA다. 장마는 끝났다. 비가 오지 않는 리그에서 기회를 잡아야 한다.

/한아리 기자 har@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