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여고생 사망원인은 ‘급성 알코올중독’

경찰, 피의자 2명 강간치사 혐의 오늘 구속 송치

1시간 30분만에 소주 3병 마시게 한 뒤 성폭행

전남 영광의 한 모텔에서 성폭행당한 뒤 숨진 채 발견된 여고생의 사인은 ‘급성 알코올중독’인 것으로 잠정 결론났다.

19일 영광경찰서는 지난 13일 오후 4시께 영광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된 A(16)양의 사인이 ‘급성 알코올중독사’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부검결과 A양의 혈중알코올농도가 치사량인 0.4%를 넘어선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평소 알고 지내던 A양을 모텔로 불러내 술을 먹여 성폭행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 강간 등 치사)로 B(17)군 등 2명을 20일 검찰에 구속 송치할 방침이다.

경찰 조사결과 애초 A양을 성폭행할 것을 사전에 공모한 이들은 A양에게 술자리 게임중 하나인 이른바 ‘초성게임’을 하자고 제안, 1시간 30분 만에 A양에게 소주를 3병 가까이 마시게 한 뒤 항거불능상태를 만들어 성폭행 한 것으로 드러났다. B군 등은 미리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서로 게임 문제를 공유한 뒤 A양이 게임에 지게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B군 등은 사건 당일 오전 4시15분께 A양을 두고 모텔을 빠져나왔다. A양은 같은 날 오후 4시께 객실을 청소하러 들어온 모텔 주인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A양 시신에 대한 1차 부검에서는 B군 등의 DNA가 검출됐으며, 외상 등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양 시신이 발견된 지 5시간 만인 13일 오후 9시께 B군 등의 자택에서 이들을 특수강간 혐의로 긴급체포해 수사를 벌여왔으나, 부검 결과를 토대로 강간 등 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B군 등이 성폭행을 목적으로 미리 짜고 A양에게 치사량을 넘어선 수준으로 술을 마시게 하고 성폭행한 뒤 방치해 결국 숨지게 한 결과를 가져왔다”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물어 강간에 이어 치사 혐의까지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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