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 현대차 투자협상에 대한 단상

김정훈<광주광역시 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
그동안 지역 노동계와 광주시는 현대차 완성차 공장 유치라는 명제를 두고 치열한 협의를 펼쳤다. 비록 노동계의 참여가 유보된 상황으로 귀결되어 비관론이 고개를 드는 안타까운 상황에 닿았으나, 그 가능성에 대한 희망까지 버릴 수 없을 것이다. 광주형일자리 사업의 성과가 목전에서 좌초될 위기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질문이다.

왜 완성차 공장 유치가 성공의 목전에서 주춤하고 있는가? 왜 노동계는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업에 반대를 하는가? 그럼 앞으로 노동계와 광주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광주형일자리는 일자리 차별을 해소하고 골고루 나눠먹고 살 수 있는 경제 민주화를 지향했다. 그동안 실체가 없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노동계와 광주시는 지역의 지속가능함을 담보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현대차 투자 유치라는 성과를 이루었다. 광주형일자리는 현대차 완성차 공장 유치를 통해 움트고 싶은 씨앗들의 아우성으로 걷잡을 수 없이 부풀어 올랐다.현대차가 완성차 공장을 지어 지역 인재를 채용한다는 데 어느 누가 반대를 한단 말인가?

하지만 그 희망은 맞닥뜨린 현실에 혼비백산하여 지금은 그 편린조차 지니지 않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로 치환되었다. 노동계는 협상 내용을 공개하라 요구했으며, 광주시는 투자 협상의 속성상 공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광주시는 투자자인 현대차의 요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노동계는 협상의 참여를 보장하라고 요구했으며, 광주시는 협상의 직접 당사자가 아닌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물론 광주시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한다. 광주형일자리를 실현코자 했던 지난 4년의 노력을 잘 쌓아 간수 하고 싶은 심정이 왜 없겠는가? 대기업이 투자하여 지역 일자리를 창출한다면 그 모든 것을 적극 지원하여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노력한다는 타 지역의 사례를 보더라도 투자자인 현대차의 요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을 것이다. 참여를 요구하는 노동계의 의견을 수용하여 투자자와 접점을 찾고자 했던 노력 또한 수학의 정리처럼 증명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는 상생을 이야기 했으며 노사정 합의를 통해 현대차 공장 유치를 가시화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난 3월 노동계는 대승적 양보를 통해 노사정 대타협을 이끌었으나, 정작 협상의 과정에서 노동계는 불가촉천민이었다. 현대차는 노동존중 사회를 위해 노력한 그간의 광주시와 노동계에 난입한 고통스러운 물체였다.

그럼 우리는 앞으로 어때야 하는가? 물의 흐름도 수많은 굴곡을 만나 조절되듯 투자 유치 또한 반대나 회의하는 입장이 있음으로써 비로소 균형을 잡을 것이다. 노동계의 미 참여로 사업추진의 자양분이 사라질 우려가 있는 것은 자명하나, 그간의 과정을 헤아리고 개선할 부분은 과감히 보완해야 한다. 무엇보다 협상의 당사자로 노동계의 참여가 어렵다면 그 과정과 내용에 대한 공유를 통해 노동계의 의견이 협상 과정에 반영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현대차에 대한 설득과 노력 또한 필요할 것이다. 광주형일자리 성공을 위한 현대차 투자협상은 노동 현장의 격차와 왜곡을 해소하지 못한 우리 세대의 죄책감이 대체되는 사업이다. 구성원 모두가 대화와 소통의 얼레에 연줄처럼 닿아 있는 운명공동체임을 다시 확인하고 그간의 오류를 수정·보완하여 성공적 추진을 위해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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