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올해 마을학교 39곳에 5억7천만원 지원

‘마을학교’로 전남교육 위기 극복 가능할까?
도교육청, 올해 마을학교 39곳에 5억7천만원 지원
주민 공감대 형성·교육청 재정 의존도 극복 과제
“온 마을이 아이 함께 키우는 교육공동체가 목표”
 

온 마을이 함께 아이를 키우는 ‘마을학교’가 전남교육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전남교육청은 지난 2015년 3곳을 시작으로 올해 39곳의 마을학교를 운영중이다. 사진은 지난 12일 고달초등학교 학생들이 곡성 안개마을학교와 연계해 섬진강 침실습지에서 대나무 낚시 체험을 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 제공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세상에 발을 내딛은 아이들이 건강한 사고방식과 신체를 가진 성인으로 성장하려면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도시와 비교해 교육환경이 상대적으로 낙후한 농·산·어촌의 경우엔 더욱 절실한 이야기다. 다행히 이미 농도(農道) 전남에선 온 마을이 아이를 키우는 ‘마을교육 공동체’가 시범운영되고 있다. 아직 갈길은 멀지만 이웃 주민이 스승이 되고 인근 논과 밭을 현장학습장으로 활용하는 전남 마을학교 운영 실태를 들여다 본다.

◇마을학교란?= 마을학교는 지역공동체 안의 마을주민, 직업전문가, 마을 어르신과 같은 인적자원과 마을을 배움터로 활용해 아이들을 함께 키우고 마을의 주인으로 성장시키는 마을교육공동체를 뜻한다. 마을교육공동체는 돌봄 기능이 약한 전남의 특성을 고려해 ‘한 아이를 기르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비전을 가지고 운영되고 있다. 더 나아가 청소년들의 행복한 삶과 배움, 성장을 지원하고 무한경쟁과 개인주의로 분절된 인간관계로부터 벗어나 생활공동체성 회복을 목표로 한다. 마을교육공동체는 몇가지 작동원리가 있다. 생활공동체, 거버넌스 구축, 네트워크 구축, 참여와 자치의 생활 민주주의 원리, 소통과 협력의 원리, 나눔과 공유의 공동체 원리 등이다. 요약하면 주민이 주체가 돼 각각의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공유한다는 데 있다.

◇학교주도형과 마을주도형=전남도교육청은 2015년 3곳의 마을학교에 4천900만원의 예산 지원을 시작으로 마을교육공동체 시범운영에 나섰다. 2016년엔 5곳, 지난해엔 14곳의 마을학교를 지정해 1억3천만원을 투입했다. 특히 올해는 39곳의 마을학교에 5억7천만원을 지원하는 등 해마다 사업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전남의 마을학교는 학교주도형과 마을주도형으로 운영된다. 마을학교가 활성화 되면서 폐교위기에 몰렸던 학교가 학생 유입으로 폐교위기에서 벗어난 경우도 있고, 학교와 지역사회의 유기적인 협력관계가 지역주민들의 복지사업이 활성화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외국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과 일본은 일찍이 마을학교 개념인 ‘커뮤니티 스쿨’을 도입해 운영중이다. 커뮤니티 스쿨이란 학교와 지역사회가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해 학교 내부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교육·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형태의 학교다. 캐나다의 마을중심학교인 커뮤니티 센터, 덴마크의 청소년학교들도 모두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학교 밖 마을 교육기관으로 발달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마을학교는 지역공동체가 생존하기 위한 필수 시스템인 셈이다.

◇과제도 산적=마을학교가 전남에 안착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마을학교를 추진함에 있어 먼저 마을주민들의 이해와 공감을 얻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 특히 교육청에 대한 재정 의존도가 높아 사업 지속성에 대한 불안이 상존하고 있으며, 마을리더의 역량에 따라 마을학교별 활동의 차이가 나타난다는 것도 해결 과제다.

전남교육청은 문제 해결을 위해 크게 세가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먼저 어린 청소년들의 돌봄과 배움은 더 이상 학교만의 몫이 아니라는 사회 전반의 공감대를 확보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학교를 마을교육공동체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지역주민의 학교’,‘마을의 학교’라는 구성원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론 마을이 가진 모든 가능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자원들이 학교 교육과정에 적극 활용될 수 있게 마을교육과정을 편성하는 것이다. 전남교육청은 민선 3기 핵심 과제로 이같은 문제점을 보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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