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언론
김덕모(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덕모 호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찬반 공론화위원회의 활동이 본격화 되고 있다. 오는 23일까지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공론화에 참여할 시민 패널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학습과 숙의를 거쳐 찬성이든 반대이든 그 결과를 도출하여 16년간의 논쟁에 종지부를 짓겠다는 것이다.

도시철도 2호선은 찬반 또는 그 방식을 두고 지난 16년간 갈등이 지속됐던 지역의 현안이며, 이런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리원자력발전소 퇴출 문제와 관련 도입되었던 숙의민주주의형 공론화 방식을 도입한다는 것 자체가 지역의 주요 이슈라 할 수 있다.

때마침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 관련한 지역 언론 모니터링을 실시한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은 “여론 형성과 공공적 이익의 실현을 위한 비판과 대안 제시는 언론의 본래 사명이며, 지역 언론의 경우 공론화 부재의 가장 큰 책임자로서 질타를 받아온 것이 어제 오늘이 아니다.”며 지역 언론의 역할 부재를 질타하였다.

실재로 공론화위원회가 출범한 9월17일부터 10월 5일까지 기자협회소속 7개 지역언론사와 3개 TV방송사, 6개 중앙지, 2개 중앙경제지, 3개 통신사를 대상으로 한 광주전남민언련의 모니터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의 여론형성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지역 언론들의 “공론화위원회 자체에 대한 보도는 거의 전무하였고, 전체적으로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찬성 쪽으로 현저히 기울어져 있다.”며 지역신문의 개관적 보도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한 지역신문이 주로 인용하는 취재원 혹은 정보 소스 역시 이용섭 시장, 최영태 공론화위원장이 압도적으로 많아 취재원의 편향성을 드러냈다고 지적하고 시민들이 참고할만한 다양한 취재원과 정보를 찾아내려는 언론의 노력을 요청했다.

이러한 광주전남민언련의 문제제기는 우리 지역 언론이 곱씹어 생각해야 할 과제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지역언론이 지역의 의제설정의 중심에 서지 못하고 여론형성과 이해갈등의 조정자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비판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멀리는 전남도청이전 문제, 아시아문화전당 건립문제, 광주공항이전 문제 등 광주전남의 지역 현안이 부상 할 때마다 지역의 여론이 통합되지 못하고 갈등이 조정 되지 못한 데는 우리 지역 언론이 균형 잡힌 합리적 보도와 의견을 내놓지 않았거나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둘째는 우리 지역언론이 보도에 있어서 객관성을 상실하고 팩트 중심의 사실보도에 충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취재원의 인용에 있어서 편향성을 띄거나 일부의 의견을 다수의 의견으로 침소봉대하여 보도하는 과장보도 혹은 다수의 의견을 축소하는 왜곡보도나 편향보도가 자주 있어왔다는 지적이다.

셋째, 신문사의 확고한 입장을 밝히고 여론의 방향을 잡아주어야 할 사설이나 내부기고자의 칼럼 등이 여론의 발목을 잡거나 양시양비론으로 논의의 진전을 막음으로써 중대 사안의 결정이 지지부진한 채 시간 끌기 양상으로 지연되는 사례가 있어왔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문제제기는 비단 우리 지역신문의 문제만은 아니다. 세계 유수언론들도 저널리즘의 기본인 객관성과 공정성의 명제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 ‘공공저널즘’ 혹은 ‘시민참여저널리즘’이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발상은 미국의 지역언론들이 지역의 군소방송사들과 합심하여 지역의 언론이 단순한 감시자나 문제제기자의 역할을 넘어 지역문제의 중재자가 되고 더 나아가 문제의 해결자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발상을 따르면 취재원도 시장이나 의원, 관료들이 아니라 시민의 목소리를 먼저 듣고 시민들의 목소리에 책임 있는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이 그 답을 제시하라는 것이다. 필요하면 언론이 공청회나 포럼 등을 개최하여 당사자들과 전문가를 한자리에 모셔 해법을 찾고 그 결과를 지면에 반영하는 적극적 중재자의 역할을 하라는 것이다.

차제에 우리 지역 언론도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적 자세를 띄는 언론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소규모 마을 공동체 미디어들이 그러한 역할을 통해 지역신문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음을 주목해 보아야한다. 이제는 우리 지역언론이 지역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래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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