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에 가면 힐링 (6) ‘생태여행의 보물 창고’ 여수 여자만

아름다운 갯벌 물들이는 장척마을 장엄한 일몰 ‘일품’

13·14일 소라면 해넘이길에서 11회 갯벌노을 축제

개매기, 바지락 캐기, 대나무 낚시 등 체험 프로 다양

가시리습지 산책로 새소리·개구리 울음소리 들려와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국토교통부 선정 ‘남해안 오션뷰 20선‘에 뽑힌 전남 여수 소라면 장척마을 갯가노을전망대와 가사리습지생태공원 방조제는 아름다운 여자만을 바라볼 수 있는 어촌마을 풍경의 전망 공간이다.

여자만은 여수 화정면 여자도를 중심으로 여수시, 순천시, 보성군, 고흥군으로 둘러싸여 있는 거대한 갯벌 내해를 말한다. 약 2천640만㎡ 펼쳐진 갯벌은 전혀 훼손되지 않아 다양한 생물상이 살아가고 있다. 갯벌을 물들이는 노을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여수시 여자만은 화정면 여자도를 중심으로 여수시, 순천시, 보성군, 고흥군으로 둘러싸여 있는 거대한 갯벌 내해를 말하며 드넓은 갯벌은 전혀 훼손되지 않아 다양한 생물상이 살아가고 있다. 특히 갯벌을 물들이는 노을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동부취재본부/기경범 기자 kgb@namdonews.com
여수 여자만 갯벌/여수시 제공
여수시 여자만의 청정갯 벌에서 가족과 함께 바지락을 캐는 체험 행사./여수시 제공
여수시 소라면 장척마을 갯노을 전망대./여수시 제공
▲장척마을 갯가노을전망대

마을 앞으로 드넓은 여자만 갯벌이 펼쳐지는 여수시 소라면 장척마을은 장척갯벌노을마을로 불린다. 갯벌노을마을이란 이름처럼 여자만 갯벌로 떨어지는 드라마틱한 일몰이 일품이다. 여수시청에서 서쪽으로 11㎞쯤 떨어져 있어 접근성이 좋지만, 알려지지 않아 찾는 사람이 뜸하다.

여수 서쪽 지역의 화양반도는 율촌면, 소라면, 화양면 등이 자리잡고 있다. 3개 면이 모여 있지만, 화양면의 면적이 가장 넓어 통상 화양반도라고 부른다. 아직 개발되지 않아 고즈넉한 어촌 풍경을 간직하고 있으며 서쪽으로 여자만을 접해 풍경이 수려하다. 장척마을은 화양반도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농촌전통 테마마을로 매년 갯벌축제가 열린다.

마을의 첫인상은 포근하다. 낮고 펑퍼짐한 호암산이 마을을 품은 까닭이다. ‘장척’이란 지명은 마을의 생김새가 긴 잦대 같다는 의미로 길 장(長)자와 자 척(尺)자를 써서 장척이라 부른다. 마을 앞으로 커다란 느티나무 몇 그루가 눈에 들어온다. 마을의 당산나무로 너른 평상이 있어 당산나무 쉼터라고 부른다. 주민들의 사랑방이자 관광객들 쉬어 가기도 좋다. 정월대보름에는 안녕과 풍요를 비는 당산제를 지낸다.

해안을 따라 길게 자리한 전망 데크에 서면 시원하게 갯벌이 펼쳐지고, 왼쪽부터 장구도·모개도·복개도가 차례로 보인다. 그중 복개도가 가장 가깝고 크다. 모개도는 하늘에서 봤을 때 하트모양을 하고 있어 하트섬으로 불린다. 시나브로 해가 지기 시작한다. 전망대에서 갯벌로 내려가 걸어본다. 갯벌은 모래와 자갈 등이 섞여 질벅질벅하지 않다. 그래서 바지락과 고기를 잡는 갯벌 체험장으로 최적지다. ‘쏴~’ 소리를 내며 밀물이 들어온다. 밀물 소리는 바다가 들려주는 음악처럼 감미롭다. 복개도로 향하다 발길을 멈춘다. 약 500m 떨어진 복개도는 물이 빠져야 건너갈 수 있다. 바지를 걷어 올리고 밀려오는 바닷물과 노을 속에 나를 맡겨본다.

여수시는 해마다 여자만의 갯벌과 노을을 테마로 축제를 연다. 13일과 14일 이틀간 소라면 해넘이길 일원에서 열리는 여수 여자만 갯벌노을 축제는 올해로 열 한 번째를 맞았다. 갯벌노을 축제는 가족단위 관광객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는데 개매기, 바지락 캐기, 맨손고기잡기, 대나무 낚시 등 갯벌과 함께하는 다양한 체험행사가 있기 때문이다. 물로켓 발사 등 어린이를 위한 체험부스도 마련된다. 특히 여자만의 청정갯벌에서 가족과 함께 바지락을 캐는 체험은 대표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축제기간에 맞춰 열리는 장척마을 바닷길(500m)을 걸어 섬인 복개도를 둘러보는 복개도 가족사랑걷기도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무사안녕과 풍어를 비는 풍어제, 관광객과 주민이 참여하는 노을 낭만 버스킹, 노을 가요제 등 볼거리도 풍부하다.

부대행사로는 섬 관광 사진 전시회, 바다음식 체험관, 소원풍등 날리기 등이 있다.

여수시 소라면 가사리 습지생태공원 방조제./여수시 제공
여수시 소라면 가사리 자전거 도로./여수시 제공
여수시 소라면 가사리 가을 들녘./여수시 제공
▲가사리습지생태공원 방조제

여수시 소라면 현천리와 화양면 창무리에 걸친 가사리습지(관기방조제 조류지)는 알려지지 않은 생태계의 보고다. 화양반도 중간쯤 허리가 잘록 들어간 서쪽 지점으로 여자만을 접하고 있다. 여수시청에서 불과 8㎞ 떨어져 접근성이 좋다.

가사리습지는 국립습지센터의 2015년 권역별 일반조사에서 ‘습지 가치가 매우 우수’한 1등급(절대 보전) 판정을 받았다. 습지에는 갈대가 빽빽하게 들어찼으며 다양한 습지식물과 양서류, 조류 등이 서식한다. 가사리습지는 관기방조제로 바다와 구분된다. 방조제 위에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놓였다. 덕분에 차가 다닐 수 없다. 저물 무렵 설렁설렁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여자만으로 지는 장엄한 일몰을 즐길 수 있다.

방조제에서 여자만을 바라보면, 가까이 운두도가 보이고 멀리 소여자도와 대여자도가 아스라하다. ‘여자만’이란 이름이 바로 여자도(汝自島)에서 나왔다. 여자도 하면 대개 성별 여자(女子)를 떠올리기에 십상이지만, 섬을 중심으로 주위 섬들의 배열이 ‘여(汝)’자 형태를 이루고, 육지와 교통이 불편해 모든 생활수단을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했으므로 스스로 ‘자(自)’를 써 여자도라 했다고 한다.

과거에는 ‘넘자섬’으로도 불렸는데, ‘넘’은 넘는다는 뜻이며 ‘자’는 산을 말하는 고어이다. 즉 섬의 높이가 낮아 파도가 산을 넘나든다는 말로 풀이할 수 있는데, 낮은 산으로 이뤄진 여자도 지형을 잘 반영한 이름이다.

방조제에서 내려오면 가사리습지가 펼쳐진다. 습지에는 데크를 깔아 갈대숲 한가운데를 산책할 수 있다. 산책로 따라 갈대숲 가운데쯤 들어가면 ‘꺅꺅~’ 새소리와 개구리 울음소리가 신비롭게 들린다.

가사리습지를 둘러본 후에는 가까운 국사봉 갯노을정자에 올라보자. 산 중턱에 자리해 여자만의 시원한 조망을 즐길 수 있다. 방조제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150m쯤 가면 국사봉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여기서 안내판을 따라 15분쯤 오르면 조망이 시원하게 열리면서 갯노을정자가 나타난다. 정자에 앉아 여자만과 그 뒤로 장쾌하게 펼쳐진 고흥의 팔영산을 가만히 바라보면 편안해진다. 내 안에 가득한 근심들이 스멀스멀 풀리는 느낌이다.

동부취재본부/윤종채·백충화 기자 yj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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