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내 지하보도 곳곳 파손 쓰레기 난무
전체 9곳 중 5곳이 설치된지 20년 넘어 노후화 심각
누수에 내·외부 벽면 파손, 타일 등 떨어진 채 방치
시민들 “구청 시설물 관리 손놔 이용하기 싫어” 불만
 

시민들이 14일 광주시 북구의 한 지하보도를 걷고 있다. 이 지하보도 벽면 곳곳에는 철근이 나와있고 낙서가 칠해져 있다.
/김영창 기자 seo@namdonews.com

광주시내 지하보도들이 노후돼 깨지거나 부서진 시설물이 많지만 관리부실로 방치되면서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시민들은 “지하보도 곳곳이 낡아 스산한 느낌마저 줘 이용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관리 감독을 맡은 지자체들은 시설물 관리에 손놓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14일 광주시 5개 자치구에 따르면 현재 시민들이 이용하는 지하보도는 동구에 2곳(대인·대인제1지하보도), 서구 2곳(광천·월산지하보도), 남구 0곳, 북구 3곳(문흥·광암·운암 지하보도), 광산구 2곳(하남·오룡지하보도)등 총 9곳이다. 지하보도는 각 자치구에서 관리한다.

지하보도는 시민들의 교통안전과 원활한 교통소통을 위해 지난 70년대부터 지역 곳곳에 설치되기 시작했다. 지하보도 준공연도를 보면 동구의 대인·대인제1지하보도는 1979년과 1998년에, 서구의 광천·월산지하보도는 2001년과 2003년에 각각 설치됐다. 또 북구의 문흥·광암·운암 지하보도는 1993년, 2003년, 2004년에 준공됐고, 광산구는 하남·오룡지하보도를 1997년에 시민들에게 개통했다. 사실상 지하보도 9곳 중 5곳은 20년 이상 노후 시설물인 셈이다.

문제는 지하보도의 노후화가 본격 진행되면서 관련 시설물들에 대한 관리와 정비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치구들은 문제가 제기된 후에야 개선작업에 나서는 ‘사후약방문식’ 행정으로 일관하거나 아예 모른 척 뒷짐만 지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실제로 북구에 위치한 한 지하보도는 벽면 곳곳에 콘크리트 철근과 못이 돌출됐고, 계단 손잡이도 끊어져 있었다. 심지어 한달 이상 지하보도 벽면 타일이 부서져 방치되기까지 했다. 이에 최근 한 시민이 민원을 제기하자 그때서야 북구는 보수공사를 한답시고 긴급 정비에 나섰다. 동구, 서구, 광산구에 위치한 지하보도도 타일과 내·외부 벽에 금이 가는 등 일부 시설물들이 크게 훼손된 채 방치돼 있었다. 특히 동구의 한 지하보도는 비올 때마다 누수가 되고 내부 조명도 고장나 있었다.

이 같은 불편에 따라 시민들의 불만도 극에 달한 상황이다.

북구에 사는 김화정(72·여)씨는 “지하보도 외관 곳곳이 파손돼 이용하기 불편하고 도심 미관도 해치고 있는 것 같다”며 “또 가끔씩 지하보도를 이용할 때면 쓰레기와 담배꽁초 등이 보일 때가 많아 자주 이용하지 않는 편이다”고 밝혔다.

동구 주민 최정문(43)씨도 “외관이 더럽고 부실하게 관리되다 보니 사람들도 무심결에 쓰레기를 마구 버리는 것 같다”며 “관리에 나서야 할 자치구들이 책임을 방조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 자치구 관계자는 “매월 두 차례씩 물 청소를 하고 있지만 지하보도가 워낙 오래되면서 관리하기 힘든 실정이다”며 “또한 시민들이 이용하는 만큼 쓰레기도 많은 것 같아 민원이 발생하면 꾸준히 청소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김영창 기자 seo@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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