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롱車 투자 의지 재확인…구체성은 ‘글쎄’
광주시 실무진, 中 본사 방문…왕릉파 대표이사 면담
의지와 달리 후속조치 미비…투자실현 ‘신중론’ 여전
 

광주시가 지난 2016년 3월 시와 대규모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조이롱(九龍)자동차의 중국 본사를 최근 방문해 투자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하지만 시는 조이롱 측의 광주공장 설립과 보조금 지원을 위해 시가 제시한 전제조건의 구체적 실현 여부 등이 담보되지 않았다며 여전히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2년 넘게 끌어왔던 대형 투자유치 프로젝트의 결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 자동차산업과 관계자 2명과 김태혁 조이롱코리아 대표는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중국 양주에 위치한 조이롱차 본사를 방문해 조이롱 측의 광주 투자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당초 조이롱 본사 국제부 담당 실무관을 만나기로 예정됐으나 조이롱 본사 대표이사 격인 왕릉파 총경리가 직접 면담에 나서 광주 투자에 대한 적극적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왕릉파 총경리와의 만남에 앞서 한국 판매를 위해 한국산 부품을 적용, 개발한 차량을 비롯해 조이롱 본사 시설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는 “예정에 없던 회사 대표가 직접 나온 것을 보고 투자 의지가 느껴졌다”며 “앞으로 투자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밀접한 협력관계를 가지자는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시는 중국 본사까지 찾아가 조이롱 측의 투자 의지를 확인했으나 여전히 투자 실현 가능성을 놓고 ‘신중론’에 무게를 두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조이롱 측이 2016년 3월 MOU 체결 당시 2017부터 E6 2천대 양산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전기승합차 2만대, 기타 차종 8만대를 양산하는 광주공장을 완성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아직까지도 공장 설립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조이롱 측은 경제논리에 입각해 차를 선(先)판매해본 뒤 시장성에 따라 공장 설립 계획을 세우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만든 차를 반제품 상태로 들여와 광주에서 조립만 한 뒤 판매하는, 이른바 판매주도형 투자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8월 돌연 연기된 조이롱차 한국법인인 조이롱코리아에 대한 전기차 E6 지방비 보조금 이행 여부에 대한 심의도 당장 재개하기보단 조이롱 측의 구체적 사업계획서를 받아본 뒤 결정하겠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앞서 시는 지난 5월 지방비 보조금 심의위원회를 열고 조이롱코리아가 국내에 수입판매할 E6 전기버스에 대당 3천만원 상당의 시비보조금을 지원키로 조건부 의결했다. 그러면서 전제조건으로는 ▲서비스센터 3곳 설립 ▲대당 1억5천만원으로 책정된 차량가격 변동이 5% 내외를 넘지 않을 것 ▲충분한 충전기 인프라 구축 등을 선행조건으로 내걸었다.

조이롱 측은 공문을 통해 차량가격을 1억4천500만원으로 정하고, 시가 제시한 조건을 대부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실질적 사업 추진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담겨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는 8월 열기로 한 보조금 심의위를 연기하고 9월 말까지 증빙자료 제출 등 보완을 요구했으나 현재까지 관련 사항은 받아보지 못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조이롱 자동차 중국 본사를 방문해 광주 투자 등 사업추진에 대한 확고한 입장은 전달받았다”며 “하지만 의지만 가지고 사업이 성공하지 않고 변수가 있을 수도 있어 세심하게 검토하고 지원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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