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비위 ‘백태’, 전남 동부권도 ‘강타’
남편 부동산 재산세·자가용 자동차세 유치원 회계에서 집행.
배상보험료 유치원에서 지출하고 원장을 만기수익자로 설정
순천·광양 등 7개 시군 91곳 124건 부적절 운영 사례 드러나.

사립유치원 비리 감사결과와 명단이 공개되자 학부모들 공분이 전국적으로 거센 가운데 전남 동부권에서도 각종 비리가 드러나 원성을 사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2014~2017년도 17개 시·도교육청 감사 적발 유치원 명단’에 따르면 전남 동부권 7개 시·군 사립유치원 91곳에서도 124건의 부적절 운영 사례가 드러났다.

이번에 공개한 명단은 전수조사가 아니라 17개 시·도교육청이 자체 기준에 따라 일부 유치원을 선별해 진행한 감사결과다.

적발건수를 시·군별로 보면 여수는 15곳에 22건, 순천은 26곳에 40건, 광양은 28곳에 38건, 곡성은 3곳에 3건, 구례는 4곳에 4건, 고흥은 9곳에 11건, 보성은 6곳에 6건이었다.

비위 유형별 현황을 보면 한마음유치원의 경우 배우자 소유의 부동산 재산세 수십만원을 유치원 회계에서 집행했다가 적발됐다.

뽀뽀뽀유치원은 원장 개인 소유 차량 자동차세와 휘발유 구입비를 비롯해 사학연금 개인부담금을 각각 유치원 회계에서 지출해 적발됐다.

산새소리숲유치원과 혜화유치원은 배상보험 상품에 가입해 보험료는 유치원 회계에서 지출하고 만기수익자를 원장으로 설정한 사례가 적발됐다.

혜화유치원은 또 도로교통법을 위반해 부과된 범칙금을 유치원 회계에서 납부하기도 했다.

열린유치원은 학교급식지원금을 유치원 회계계좌와 다른 별도 계좌를 이용해 관리하고 지출증빙이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금을 지급한 사례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 학부모가 부담하는 사업에 대한 정산도 실시하지 않았으며 사업결과도 공개하지 않는 등 수익자부담경비를 목적 외로 사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온누리유치원은 리모델링 공사를 추진하면서 해당 전문건설업종 면허가 없는 개인과 계약해 시공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또 대부분의 유치원이 회계 비용을 사적으로 유용하거나 회계 처리 과정에서 서류를 제대로 갖추지 않고 퇴직적립금을 보험증권으로 관리하는 등 부적절한 회계 처리 사례가 드러났다.

이밖에 운전원과 조리원의 4대 보험을 미가입하고, 직원 채용시 성범죄 조회 누락, 직원 근로계약서·연말정산 누락, 보수 공사를 하면서 전문업체에 의뢰하지 않거나 서류미비 등 부정사례가 수두룩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국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전수 조사해달라’, ‘비리 원장에게 강력한 징계와 벌금형을 요청한다’라는 내용의 청원이 줄을 이었다. 관련 청원은 닷새 만에 100건을 돌파했다.

한 청원 게시자는 “큰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이 비리 유치원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면서 “작은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도 이러한 비리가 있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이어 “비리 원장들에 대한 강력한 징계와 지원금 환수, 나아가 벌금형까지 내려졌으면 한다”고 적었다.

또 다른 청원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전국 초등학교에 병설 유치원을 만들어달라’,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협력업체들도 조사해달라’는 등의 요구까지 나왔다. 이 청원에는 16일 현재 1만7천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동부취재본부/윤종채 기자 yj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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