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5·18민주광장서 퀴어 축제

광주 첫 성소수자 축제 앞두고 ‘긴장감’
21일 5·18민주광장서 퀴어 축제
종교계 등 반발…국민청원까지 등장

광주에서 처음 열리는 성(性) 소수자를 위한 ‘퀴어문화축제’를 놓고 주최측과 종교 시민단체간의 갈등이 일고 있다. 기독교 단체 등 보수 단체측은 개최 이전부터 축제장 곳곳에 동성애 반대 현수막 등을 게시하는 등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물리적 충돌도 우려되고 있다.

17일 광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조직위) 등에 따르면 제1회 광주퀴어축제가 ‘광주, 무지개로 발光하다’라는 슬로건으로 오는 21일 광주 동구 5·18민주화광장에서 열린다.

퀴어(queer)란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포괄적인 단어로, 동성애자나 양성애자·성전환자·무성애자 등을 두루 일컫는 말이다. 퀴어문화축제는 대한민국의 성소수자 행사로 지난 2000년 제1회 서울퀴어문화축제를 시작으로 대구·부산·인천 등 각 지역에서 매년 열리고 있다.

조직위는 광주에서 열리는 첫 퀴어축제인 만큼 장소 선정에 신중을 기했다. 축제가 열리는 5·18민주광장은 민주주의를 외쳤던 열사들의 ‘민주 정신’이 깃든 곳이자, 개방된 공간이기 때문에 그동안 성소수자 관련 이슈를 접해보지 못한 시민들에게 홍보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

조직위원 동루(활동명)는 “인권의 도시 광주에서 열리는 광주퀴어문화축제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인권을 발빠르게 해석하고 사회적 소수자들이 ‘여기있다’는 모습 등을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퀴어축제 개최 이전부터 지역 종교 단체 등 보수단체의 반대 목소리가 거세다.

광주광역시기독교교단협의회와 5개구 대표단은 21일 오전 7시 광주퀴어문화축제를 반대하는 기도회를 5·18민주광장에서 가질 예정이다.

순복음 뿌리교회 조광수 목사는 “동성애는 과거부터 존재해 왔고, 일상에서 퀴어라는 이유로 차별하는 것은 반대한다”면서도 “인권존중이라는 미명하에 민주화의 성지인 5·18광장에서 그들만의 축제를 연다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타지역에서 열린 퀴어축제를 보면 시민들과의 충돌 뿐 아니라 미풍양속을 해치는 행위와 성적으로 문란한 물건들을 전시·판매하는 행태를 보여 옴으로써 시민들로 하여금 법적, 도적적 논란을 야기했다”며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퀴어 축제를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까지 등장했다.

해당 청원을 보면 변태적이고 외설적인 행사를 공공장소에서 하는 것은 인권이 아닌 방종 또는 퇴폐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퀴어 행사장에서 경범죄에 해당하는 복장(티팬티·속옷 차림·상반신 노출 등)과 성기모양의 쿠키 및 자위 행위 용품 판매 등 축제라는 명목하에 아이들과 가족의 휴식 공간에서 행해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청원글은 17일 오후 6시 현재 4천500여명이 참여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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