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내내 마운드 불안‥가을야구까지 영향

팀 방어율 9위…외국인 듀오 위력 떨어져
김세현·윤석민 부진에 블론세이브 20개나
포수 강화도 과제…김기태 감독 리빌딩 시사

김세현 /KIA타이거즈 제공
윤석민 /KIA타이거즈 제공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꿈꾸던 KIA 타이거즈의 꿈이 와일드카드에서 멈췄다. KIA는 지난 1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6-10으로 패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시즌 초반과 달리 5위 성적표를 받아들고 마감했다.

양현종의 부상을 잊은 투혼도 빛이 바랬다. 양현종은 이날 선발 등판, 4.1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4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양현종은 4회까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지만 2-0으로 앞선 5회 말 무너졌다. 한 이닝 동안 3개의 실책이 쏟아져 나오며 승기를 내주고, 마운드가 무너지고 말았다.

이날 결정적 패인은 실책이지만 KIA는 마운드 불안에 시즌 막판까지 조마조마한 승부를 일정을 이어갔다. 양현종을 제외한 선발진을 비롯, 불펜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해 고된 여정을 이어왔다. 팀 방어율 5. 40은 10개 팀 중 9위,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5.68로 10개팀 중 최하위를 기록한 게 마운드 불안의 단적인 예다. 불펜은 평균방어율 5.06으로 4위지만 블론세이브가 20개로 네번째로 많았다. 이기고 있다가 동점이 되거나 역전패로 이어지는 경기가 많았다는 의미다.

지난해 우승의 한 축을 담당했던 외국인 원투펀치는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헥터 노에시는 올 시즌 29경기에 출전, 11승 10패 평균자책점 4.60을 기록했다. 지난해 20승 5패 평균자책점 3.58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퀄리티 스타트도 18번에 그쳤다. 팻딘은 전반기 21경기 선발 등판해 2승 7패 평균자책점 6.81을 기록했다. 결국, 후반기에는 구원투수로 나섰다.

불펜에서는 마무리가 약점으로 작용했다. KIA는 올 시즌 마무리 투수로 김세현, 임창용, 윤석민을 내세웠다. 마무리로 3명이 등장했다는 건 그만큼 온전치 못했다는 걸 말해준다. 더구나 임창용은 선발투수진 부족에 시즌 도중 선발로 보직을 전환했다. 김세현이 부진하자 윤석민이 바통을 이었지만 예전의 윤석민은 아니었다. 마무리 부진은 기록에서도 잘 나타난다.

김세현은 올 시즌 40경기서 40이닝을 던져 평균 자책점 6.75를 기록했다. 1승 6패 4세이브, 블론세이브는 5차례나 된다. 윤석민은 28경기에 등판해 40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했다. 8패 11세이브를 기록, 불론세이브가 3차례다. 특히 최근 10경기서 3세이브 4패를 기록, 팀의 가장 중요한 순간 제역할 다하지 못했단 점이 뼈아프다. KIA가 정규리그 종료 직전까지 가을야구 티켓 싸움을 이어가는 원인이 됐다. KIA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패배가 시즌 내내 계속된 마운드의 부진 후유증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타선은 지난해만큼의 위력을 보여줬다. 팀타율 0.295를 기록, 두산(0.309)에 이은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범호, 김주찬, 최형우, 나지완 등 주축 타자 대부분이 30대 중후반의 베테랑들이어서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포수 포지션도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지난해 통합우승 주역인 김민식이 올해도 주전 마스크를 썼지만 포구와 타격 등에서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특히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어이없는 플레이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직후 KIA가 ‘V12’를 위해선 포수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였다.

올 시즌 많은 문제점을 노출한 KIA는 리빌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기택 감독도 이를 시사했다. 김 감독은 와일드 결정전 후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잘못된 부분에 대해 알고 있고 선수들도 많을 걸 알게 된 시즌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감독부터 변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한아리 기자 h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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