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선택 ‘광주형 일자리’
박상오 <한국금형산업진흥회장>

국내 경기의 침체로 청년실업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청년 실업률은 10%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6%포인트가 올랐다. 더욱이 광주광역시의 고용률은 전국 평균 이하로, 청년층의 실업난을 가중시키는 요인 중 취약한 산업여건을 첫 번째로 꼽고 있다. 때문에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광주광역시와 현대자동차가 자동차 공장 및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광주형 일자리 완성차 공장 건립 사업’이 발표되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까지 자리매김 함으로서 지역민들은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1년이 훨씬 지난 지금, 현대자동차와 광주광역시가 함께 투자하는 ‘광주형 일자리 완성차 공장 설립 사업’은 지역 노동계의 불참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사업 자체가 무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

당초 계획보다 공장 설립이 늦어지면서, GM 군산공장 폐쇄로 지역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군산 등 다른 지역에서는 정부와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어 자칫 광주광역시가 그동안 쏟아 부은 노력과 지역민들의 기대가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현대자동차의 투자 약속 이행도 장담할 수 없다는 이야기까지 들려온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모델은 독일 폭스바겐이다. 1990년대 장기 불황으로 독일 폭스바겐은 차가 팔리지 않아 절대 위기를 맞게 된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폭스바겐은 독일 볼프스부르크공장에서만 1만명 이상을 구조조정 함과 동시에 공장의 해외 이전을 추진하게 된다. 구조조정의 여파는 지역의 실업률과 경기에 엄청난 재앙으로 다가 왔다고 한다.

지역 경제가 붕괴된다는 논란이 이어지면서 폭스바겐은 노조에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지 않는 대신 ‘아우토 5000’을 제안하게 된다. ‘아우토 5000’은 독립법인을 만들어 새 공장을 짓고, 월 5000마르크 수준의 임금 일자리를 만들어 실업자 5천명을 채용하겠다는 내용이다. 새 법인의 임금 수준은 기존 폭스바겐 직원들의 80% 수준이었다. 노조는 받아들였고, 이러한 노력의 결과 폭스바겐은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었으며, 볼프스부르크공장은 폭스바겐의 핵심 생산기지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지역 경제도 되살아났다. 이처럼 독일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독일 폭스바겐의 사례에서처럼 모두를 위한 선택인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위해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할 때이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자동차산업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지역 금형산업을 비롯해 관련 부품산업으로까지 확장하여 지역의 디자인산업, 가전산업, 광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역산업을 아우르고 있다. 침체된 지역 경제의 개선과 지역 청년일자리의 숨통을 틔어줄 수 있는 ‘광주형일자리 완성차 공장 설립 사업’에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지역노동계의 대승적 협력이 절실해 보인다. 이를 위해, 지금이라도 ‘광주형 일자리 사업’ 관계자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지역발전을 위해서라도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꼭 성공해야 한다는 점을 모두가 인식하고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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