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깃든 행정, 고흥의 미래를 열다
송귀근<전남 고흥군수>

원칙을 지키며 삶을 살아가기가 힘든 세상이다. 이 바쁜 세상에서 원칙만을 고수하면, 무슨 일을 할 수 있냐는 말을 듣기 쉽다. 하지만 자신만의 원칙과 철학을 갖고 세상을 들여다보면, 지나치기 쉬운 것들이 보이고 문제를 푸는 열쇠를 찾을 수 있다.

민선 7기 고흥군이 나아갈 첫 번째 기조는 ‘변화’와 ‘개혁’이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행정만 뒤처져서는 발전이 없기 때문이다. 군수 취임 후, 변화와 개혁을 위해 ‘인구정책과’와 ‘군정 혁신단’이란 부서를 신설했다. 인구정책과는 고흥군의 인구 문제를 더 적극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보아 신설한 조직이다. 군정 혁신단은 공무원 조직부터 변화와 개혁을 이루어야 군민 전체의 혁신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차원에서 설치한 조직이다.

고흥발전을 위해서는 최우선으로 공무원 의식개혁이 필요하다. 친절이 공직자 개혁의 첫걸음이라는 소신으로, 군민이 감동하는 친절한 고흥을 만들어가기 위해, 일반 직원들에게는 친절교육, 간부공무원은 혁신 워크숍을 개최하여 혁신마인드를 주입시키고 있다. 또한 친절왕 선발과 불친절 신고 센터를 운영해서, 친절 분위기를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그리고 민선 7기 첫 번째 인사는 사회적 약자인 여성 공무원, 장애 공무원, 그동안 승진에서 소외되었던 읍면 직원을 다수 발탁하는 등 공정한 인사를 단행해 공직 사회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그밖에도 인사권자인 군수와 인사 대상인 직원들이 인사에 관해 직접 토론하는 인사 공감 토론회 개최, 직원과 자장면 오찬 등 직원들과의 소통행정을 추진해오고 있다.

앞으로 4년간 군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 지난 33년간 공무원으로 몸담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행정철학을 다듬었다. 행정철학으로는 ‘원칙·균형·투명’ 3가지를 정했다. ‘원칙’. 원칙을 준수하며, 합리적 기준을 확립하는 것. 원칙은 기둥이며 흔들리면 무너지는 것이다. ‘균형’. 지역개발·인사 등 다양한 행정 분야에서 균형은 가치의 기준이 된다. 거시적 안목과 미시적 세밀함을 겸비해야 한다. 전체 틀에서 고른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다. 낙후된 지역을 지원해야 발전된 지역과 그 차이가 줄어 고른 발전이 가능하게 된다. ‘투명’. 모든 행정은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해야 한다. 숨길 것이 없다. 그래야 주민들로부터 행정이 신뢰를 받는 법이다.

지역발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거창한 지역개발보다는 군민의 의식 개혁이 우선이라고 보았다. ‘군민 하나 되기 운동’이 바로 그것이다. 지방선거가 남긴 후유증으로 아직도 군민들이 반목과 갈등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해결될 사안은 물론 아니다. 목표 달성이 어렵더라도 다양한 세부계획을 마련하여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첫째, 행정질서 바로잡기(비정상의 정상화)이다. 군수 측근 중심으로 사적인 체계를 통해 군정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잘못된 관행은 바로잡고, 군-읍면-이장(주민)으로 이어지는 행정질서 체계를 확립해야한다. 주민 건의사항은 반드시 읍면을 통해서 군에 건의하고, 추진결과는 다시 읍면을 통해 건의자에게 통보해주어야 한다. 둘째, 공직자 친절운동이다. 그동안 직원 친절 교육, 친절상 표창 등으로 공무원의 친절을 유도했다. 불친절 공무원은 그에 상응하는 페널티를 부과해야 한다.

셋째, 공정하고 투명한 민의 행정 · 소통행정 실현이다. 나름의 행정 철학을 구체화한 것으로, 모든 업무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으로 처리해야 한다. 상식이 통하는 행정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넷째, 공정하고 깨끗한 인사질서 확립이다. ‘인사는 만사다.’라는 말이 있듯이, 공무원의 사기진작과 능력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공정한 인사가 첩경이다. 합리적·객관적인 인사기준을 마련해, 예측 가능한 인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업무성과 중심의 합리적인 근무평정 시스템을 마련하고, 업무능력·전문성·적성을 고려한 전보 인사를 해야 한다. 비리·부패 공무원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으로 공직에서 배제시켜야 한다.

변화와 개혁으로 공무원의 의식이 변화하면 행동이 변한다. 나아가 군민들도 ‘하나되기 운동’을 통해 화합하는 지역 공동체로 회복될 것이다.

위와 같은 철학과 기조하에 인구정책, 농축산, 주민복지, 관광 등 각 분야별 2019년 주요 업무계획이 마련되었다. 속도보다는 근거·타당성을 바탕으로, 최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세세히 다듬어 가고 있다. 지역발전을 위한 다양한 시책들은 차질없이 추진되어야 한다. 이들 사업에 소요될 예산 확보를 위해서는 중앙정부로부터 지원을 이끌어내야 한다. 군수와 전 공직자는 지역발전과 군민행복을 위해 오늘도 내일도, 뛰고 또 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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