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회의원, 제4기 남도일보 K포럼 초청 특강

박지원 “남북관계·비핵화 실패하면 전쟁·파멸”

‘박지원, 다시 가본 평양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 전망’ 주제

“북미 정상, 달리는 호랑이 등에서 떨어지는 선택 안해”

평양은 ‘상전벽해’…백두산 천지 케이블카 새로 교체

이수미의 노래 ‘내곁에 있어주’ 부르며 강의 마무리

강의를 하고 있는 박지원 국회의원.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제가 그 유명한 박지원입니다”

‘정치 9단’이라고도 불리며 풍부한 경험과 경륜을 널리 인정받고 있는 박지원<사진> 민주평화당 의원이 남도일보 제4기 K포럼 16번째 강연자로 나섰다.

박 의원은 지난 24일 광주 서구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박지원, 다시 가본 평양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 전망’이라는 주제의 특강을 통해 평양 남북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해 보고 느낀 북한사회의 변화상을 구수한 입담으로 들려줬다.

박 의원은 지난 1992년 제14대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본격적으로 정치에 입문한 뒤 민주당과 새정치국민회의에서 뛰어난 언변으로 ‘명 대변인’으로 활약했다. 또 문화관광부 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 공보수석, 정책기획수석, 당대표, 3번의 원내대표 등 요직을 두루 맡았다.

남도일보의 최고경영자(CEO) 아카데미인 제4기 K포럼 16번째 강좌가 지난 24일 라마다 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박지원 국회의원이 강의를 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그는 강의에 앞서 “제가 그 유명한 박지원입니다”라는 특유의 인사말을 통해 K포럼 원우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유쾌한 분위기를 이끌어냈다.

박 의원은 “대통령 특별수행원으로서 18년 만에 방북해 상전벽해를 이룬 평양을 보게 됐다”며 “개성 있는 빌딩들이 즐비하고 도시재생사업을 마친 계획도시의 모습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백두산 천지에도 새 시설물들이 들어섰고, 케이블카도 새것으로 바뀌었다”며 “6·15 당시 환영 인파들은 치아가 빠진 사람이 많았지만 이제는 활기차고 화사한 옷차림, 화장을 한 하이힐 여성이 대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김정은 집권 이후, 굶어 죽는 사람이 없고 최근 2년간 식량수입도 없었다. 경제성장률도 집권 4년 동안 1~2%, 2016년에는 3.9%로 17년 만에 최고였다”며 “북한은 이미 개혁, 개방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 사회에는 정보가 흐르고, 변화의 희망이 넘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작년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국제사회의 제재로 -3.5%, 20년 만에 최저를 나타냈다”며 “북한은 살기 위해서 핵을 개발했지만 이제는 살기 위해서, 경제 제재를 완화·해제하고 고도성장을 위해 핵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국회의원의 강의를 귀 기울여 듣고 있는 원우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박 의원은 “미국을 움직인 평양정상회담은 대성공을 이뤄냈다”며 “2차 북미정상회담은 좀 늦어지고 있지만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에서 북한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폐기와 종전선언, 경제제재 완화·해제도 거론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미래의 핵인 영변 핵 시설 폐기 의향은 물론 현재 핵 중 ICBM에 대한 폐기 정도는 이미 약속했을 것”이라며 “그 대가로 종전선언보다는 경제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의 새로운 요구에 트럼프는 국내 정치 상황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면서 ‘서두를 것이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며 “하지만 결국 2차 북미정상회담은 열릴 것이고, 두 정상은 달리는 호랑이 등에서 떨어지는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우들이 박지원 국회의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박 의원은 “저는 작년 11월 초 ‘세일즈던트 트럼프가 사업가적 기질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노벨상 수상, 재선의 길로 간다, 김정은은 내년에 대화 테이블로 나온다, 우리가 남북정상회담을 조기 추진해서 대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며 “뜬구름 같았던 저의 예언과 제안이 하나씩 진행·실현되고 있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고 나니 더욱 확신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하고 비핵화 실천이 진전되면 새 시대가 열릴 것이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뀌게 되고, 세계 각국 은행의 투자, 북한 광물 자원과 우리 기술의 결합, 대륙·해양 경제의 허브 구축, 농어업 기술 등 전수를 통한 북한 식량문제 해결 등 공동해법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경제는 실패하면 회복할 수 있지만 남북관계와 비핵화는 실패하면 전쟁·파멸이다. 남북관계는 남측의 눈높이로도, 북측의 눈높이로도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사랑의 눈높이, 민족의 눈높이로 바라보고 서로를 이해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협력하고 조언하며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와 민족 번영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각별한 애처가로 최근 부인상을 당한 박 의원은 이수미의 노래 ‘내곁에 있어주’를 부르면서 강의를 마무리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