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연중기획
전남미래, 섬·바다에 달려있다

전남 소규모 항포구는 전국 68%를 차지하고 있으나 대부분 시설이 낙후된데다 오지인 탓에 체계적인 국가 지원 사업이 절실한 실정이다. 다행히 문재인 정부들어 ‘어촌뉴딜 300’공모사업을 전개할 예정이어서 전남도는 많은 공모사업에 선정될 수 있도록 전 행정력을 경주하고 있다. 사진은 거문도항 전경.

<31>전남 어촌·어항 실태

‘시설’낙후 전남 항·포구 체계적 국가 지원 절실
오지 위치 탓 접근성·안전 취약… 여건 개선사업 시급
문재인 정부 ‘어촌 뉴딜 300’공모 사업에 전남도 ‘사활’

바다는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제공한다. 과거에는 먹을 것만 줬지만 이젠 볼거리까지 제공한다. 최근에는 몸과 질병을 치유할 정도로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바다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다. 이런 연유로 바다는 우리의 소중한 자원이고 생활터전이다. 이처럼 바다와 사람을 연결하는 매개체는 어촌과 어항이다.

어항은 보통 1종, 2종, 3종어항으로 구분된다. 어항 관리 주체를 놓고 법정항과 비법정항으로 나뉜다. 법정항은 국가어항과 지방어항, 어촌정주어항으로 구분된다. 비법정항은 이외의 소규모어항이다.

국가어항은 이용범위가 전국적인 어항 또는 도서·벽지에 있으며 어장의 개발 및 어선 대피에 필요한 어항이다. 1종과 3종 어항이 해당된다. 지정권자 및 개발 주체는 해양수산부장관이고 관리청은 도지사가 유지, 관리를 한다. 지방어항은 이용범위가 지역적이고 연안어업 지원의 근거지가 된다. 지정권자 및 개발주체는 시·도지사이고 관리청은 시장·군수이다.

어촌정주항은 어촌의 생활근거지가 되는 소규모어항이다. 지정권자, 개발 주체 및 관리청은 시장·군수이다. 비법정항은 가장 열악한 처지에 놓인 소규모 항포구로 유지보수에 필요한 비용은 해당 지자체에서 부담하고 있다.

▶어항개발의 필요성

전남은 전국 섬의 65%, 어가인구의 36.2%를 차지한다. 전국 어항 2천295개 가운데 국가어항 32개, 지방어항 90개, 어촌정주어항 94개 등 216개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비법정항구인 소규모 항포구는 전국 1천295개 가운데 883개나 차지하고 있어 68% 가량의 비중을 갖고 있다. 따라서 체계적인 국가지원을 받지 못한 탓에 전남 항포구는 매우 낙후된 실정이다.

더구나 대부분의 어촌과 어항은 오지에 위치해 있는데다 접근성과 안전에 취약해 필수 기반시설 등 인프라 구축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처지다. 이 때문에 섬 주민들과 실생활에 밀접한 소규모 항포구 개발은 낙후된 어촌지역의 여건개선 사업이 시급하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대부분의 투자가 효율성과 생산성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구조 탓에 지정항 위주의 대형어항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가족어업에 바탕을 둔 어촌 경제활동의 핵심시설이자, 생활공간인 소규모 항구는 정부정책에서 소외되기 일쑤였다. 소규모 항포구가 그동안 낙후를 거듭한 원인으로 꼽힌다.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항당 어항시설 평균 투자금액이 국가어항의 경우 358억, 지방어항 55억원인데 반해 소규모 항포구는 겨우 5천만원에 불과한 것만 봐도 잘 입증하고 있다. 정부 정책의 허점을 여실히 드러낸 단적인 사례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회복, 주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어촌 뉴딜 300 사업’을 준비하고 있음은 그나마 다행이다. 뉴딜사업은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이 1930년대 대공항을 극복하기 위해 도입한데서 유래됐다. 당시 댐 건설과 하천개발 등 공공사업을 통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활성화해 대공항을 이겨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마련됐다.

▶‘어촌 뉴딜 300’공모 사업

‘어촌 뉴달 300’사업은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걸맞게 300여개의 어촌·어항 현대화를 통해 해양관광 활성화와 어촌의 혁신 성장을 견인하는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생활밀착형 SOC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내년부터 오는 2022년까지 4년간 모두 3조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다. 국가어항을 제외한 지방어항, 어촌정주어항, 마을공동어항, 소규모 항·포구 등 모든 어항과 배후 마을을 대상으로 해양수산부 공모사업 방식으로 추진된다. 사업 1차년도인 내년에 70개소를 시작으로 2020년 100개소, 2021년 130개소가 선정될 예정이다. 1개소당 평균 100억원 가량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공모 결과는 연말께 최종 발표된다.

따라서 전남도는 ‘어촌 뉴딜 300’사업 유치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전국에서 어항이 가장 많고 어촌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는 점 때문에 그렇다. 내년 전국 공모 70개소 가운데 40%인 28개소를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정하고 총력전 태세에 돌입했다.

이를위해 어촌, 해양, 마을만들기 전문가로 구성된 간담회 개최를 비롯 농어촌공사, 어촌어항협회 등 유관기관 및 시군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상심 전남도 섬해양정책과장은 “전남은 섬과 바다, 수산자원 등 다양한 해양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나 어촌과 어항 대부분이 오지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과 안전이 취약한 상태다”면서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가 개발 비용과 유지, 관리비를 부담해야 하는 현실 때문에 이번 공모사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도가 이번 공모사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절박함이 그대로 묻어나 있는 대목이다.

거문도항의 또다른 모습, 야경.

▶‘어촌 뉴딜 300’성공 전제 조건

첫째, 항포구의 기능을 최적화 하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 항포구는 연안어업의 기반시설로 어업인의 삶의 터전이고 생활공간이다. 하지만 위험이 상존하고 있어 선착장과 계류장, 방파제 등 어업인과 어선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해 줄 수 있는 기반시설이 우선돼야 한다는 이유 때문에 그렇다.

둘째, 어촌 종합개발 차원의 디자인이 필요하다. 역대 사업들이 하드웨어 중심에만 집중한 나머지 단편적으로 추진돼 실패했던 사례가 비일비재 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항포구 인프라 시설 못지않게 어촌이 가지고 있는 해양문화와 어업 유산도 보존관리 돼야 한다.

셋째, 지역 특성에 맞게 개발하고 어촌 활력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지역 여건을 고려해서 독창적으로 재생돼야 하고 어촌의 교육, 복지, 문화, 의료 등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도시수준의 생활서비스를 지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어촌 경제 활성화와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어촌과 항포구만이 갖는 관광상품 개발과 해양레저 기반을 조성해 어업외 소득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특히 청년이 어촌을 떠나지 않고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될 수 있도록 어촌 6차산업을 키워내야 한다. 궁극적으로 지역균형발전과 어민소득 증대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의미다.

중·서부취재본부/김우관 기자 kwg@namdonews.com

사진/위직량 기자 jrwi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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