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현장> 히어로즈엔 있지만, KIA엔 없는 것

한아리(문화체육부기자)

“졌지만 잘 싸웠다.” 플레이오프에서 아쉽게 패한 프로야구 히어로즈를 향한 야구팬들의 평가다. 히어로즈는 지난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여정을 멈췄다. 비록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지만 팬들은 히어로즈의 내일을 더욱 기다리게 됐다. 올 한해 미래를 이끌어 갈 젊은 선수를 대거 발굴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인왕을 거머쥐었던 이정후를 중심으로 한 히어로즈의 타선은 위협적이었다. 어깨부상으로 이정후가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했지만, 여전히 타선에는 김하성과 서건창, 임병욱, 송성문, 김혜성, 김규민 등 10대 후반부터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이 즐비했다. 마운드에선 안우진, 이승호 등이 위력을 떨쳤다. 이들 젊은 피는 빠른 성장을 보이며 주전 대부분의 자리를 꿰찼다.

KIA와는 대조적이다. 올 시즌 KIA는 팬들을 흥분케 하는 신인급 선수가 전무했다. 주전(급) 중에는 입단 3년 차인 최원준이 가장 젊었다. 중간 계투나 선발로 활약했던 임기준이나 한승혁은 입단 9년차 선수들이나 1~2년 차 선수 중에는 투수 유승철 정도가 이름에 익을 뿐이다. 그러나 유승철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마운드에 섰지만 지난해 발목을 잡았던 팔꿈치 통증이 재발하며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물론 베테랑이 많다고 팀 전력이 약하다거나 희망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 오히려 실력을 검증받고 경험까지 풍부한 선수들이 많아 더 강한 전력이 될 수 있다. 그렇더라도 눈에 띄는 신인 선수들이 없다는 건 진지하게 짚어볼 대목이다. 신인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나설 기회가 없었던 건 기량이 부족해서다. 기량 부족은 기회 감소로 이어지고, 모처럼 잡은 기회도 기량차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데 히어로즈는 어떻게 해서 젊은 피들이 대거 주전에 발탁됐을까. 내년 시즌 KIA 젊은 피들의 패기 넘친 플레이를 그라운드에서 자주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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