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입양 30대 ‘가족 품으로’

경찰 도움으로 25년 만에 가족 상봉

광주 북부경찰서는부모를 찾고 싶다던 고모(37·사진 오른쪽)씨의 가족 상봉을 도왔다. 사진은 고씨와 고씨 외삼촌이 만난 모습. 광주 역전지구대 제공
미국입양 25년 만에 부모를 찾아 귀국한 30대가 경찰의 도움을 받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11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10분께 북구 역전지구대에 고모(37)씨가 찾아와 “부모를 찾고 싶다”며 사연을 털어놨다.

전남 함평이 고향인 고씨는 가정사로 12살 때인 지난 1993년 미국 보스턴으로 입양됐다. 최근 미국 생활을 정리한 그는 부모를 찾아 귀국길에 올랐고, 지난 9일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하지만 기내에서 지갑을 잃어버린 그는 가방에 보관 중이던 돈을 모아 광주역으로 향하는 무궁화호를 탔다.

그는 끼니도 거른 채 광주역 대합실에서 잠을 자고 일어났다. 부모가 사는 집을 수소문할 곳을 찾다 역전지구대로 향했다. 고씨로부터 어머니 이름과 고향을 전해들은 역전지구대 2팀 홍승우 경감, 김갑빈 경위, 임지훈 순경은 탐문에 나섰다. 국밥도 한 그릇 대접했다.

고씨가 어머니의 정확한 나이를 몰라 주민조회시스템에서 고씨 어머니를 찾을 수 없었다. 다행히 고씨가 외삼촌(47)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외삼촌 연락처를 확보한 경찰은 전화를 걸었다. “고씨 모친과 함평에서 거주 중이다. 역전지구대로 가겠다”는 회신을 받았다.

이날 오전 9시20분께 지구대로 한걸음에 달려온 외삼촌은 “그 동안 어떻게 살았냐”며 고씨의 두 손을 꼭 잡았다. 고씨도 눈물을 글썽이며 25년 만에 가족을 찾아준 경찰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국승권 역전지구대장은 “가족이 다시 만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행복한 가정을 꾸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영창 기자 seo@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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