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여성 숨진 채 발견…유력 용의자 아들 투신

광주서 ‘또’…잔혹해지는 패륜 범죄
60대 여성 숨진 채 발견…유력 용의자 아들 투신
조현병 환자 폭행사건도 잇따라 발생 ‘대책 시급’

광주에서 잇따라 패륜범죄가 발생하면서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

범행 동기 또한 정신질환이나 경기 불황에 따른 재산문제 등 가족 간 불화가 대부분이어서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늦은 밤 광주 남구 한 아파트에서 60대 여성이 흉기에 수차례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추적에 나선 당사자는 다름아닌 이 여성의 아들 A(41)씨였다. 그러나 A씨는 경찰의 추적을 받던 중 경기도 한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A씨의 소지품에는 범행 도구로 보이는 흉기 2점이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일 오후 8시에서 자정 사이 어머니 B(67)씨를 흉기로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후 사흘이 지나서야 B씨는 자신의 여동생에 의해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CC(폐쇄회로)TV 분석을 통해 사건 당일 B씨에게 마지막으로 방문한 아들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A씨가 타고 온 택시번호 등을 이용해 행방을 역추적했다.

하지만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경찰은 사건의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력 용의자인 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사건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유족들이 큰 충격을 받아 조사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추후에 유족들을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특히 부모 등을 상대로 한 이 같은 패륜범죄는 최근 광주에서 자주 발생해 대책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 달 26일엔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조현병(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20대가 친모를 무참히 폭행해 의식불명에 빠뜨린 사건이 발생했다. 정신질환으로 병원을 옮겨 다니며 수차례 입·퇴원을 반복해 온 김씨는 5개월 전에 화재로 죽은 동생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머니를 상대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친모는 현재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8월에도 북구 한 아파트에서 조현병을 앓고 있는 김모(20)씨가 어머니(52)와 용돈 문제로 다투다 흉기로 팔과 다리 등을 3차례 찔러 다치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백현옥 송원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가정불화, 정신질환 등 어린시절부터 겪어온 부무와 자식간의 갈등을 치료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절실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단순히 법을 강하게 하는 것이 아닌 무너지고 있는 가정들에 대한 전수조사, 왜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고 있고 증가하고 있는지 면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지방경찰청이 최근 4년간 분석한 ‘존속범죄 현황’에 따르면 광주에서만 2015년 21건, 2016년 31건, 지난해 40건, 올해 7월 말 현재 34건 등 총 126건의 관련 범죄가 발생했다.
/김영창 기자 seo@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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