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현장>전남의료사협, 의료서비스체계 새 지평 열길

최연수(남도일보 동부권취재본부 기자)

사회적경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화두 가운데 하나다.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양극화를 해소하는 한편, 이를 사회적 가치를 위해 활용하자는 취지인데 정부뿐만 아니라 각 지자체에서도 활발히 지원을 하고 있다.

전남 최초로 세워진 전남의료사회적협동조합 역시 이러한 사회적경제에 조직된 형태로 출범했다. 조합 운영을 통해 의료서비스의 공공적인 측면을 보다 넓히고자 추진된 것이다. 다시 말해 일반인이 의료서비스의 단순한 이용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조합을 통한 의료서비스의 운영주체 겸 소비자가 되는 시스템을 마련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전남의료사협이 설립할 당시 2020년까지 지역의 토탈케어서비스를 구축하겠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1년도 채 되지 않아 처음 꿈꿨던 공공의 목적은 간데없고 이사회와 사업소 치과의사가 충돌하고 있다. 겉으로 들어난 모습은 계약의 미이행에 따른 계약해지인데 정말 그것이 전부일까? 처음 전남의료사협을 출범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앞서 잠시 언급한 사업소 치과의사 A씨다. 발기인대표를 맡아 조합 설립에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고 한다. 설립초기에도 많은 조합원들이 참여한 이유도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의사가 주도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조합을 설립한지 몇 달도 안 지나 자신이 운영하던 개인의원을 조합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것도 현재 조합이 가지고 있는 현금의 약 4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이 의사가 주도해 조합을 설립한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다.

무엇보다 처음 의료사협을 설립하려던 취지가 무엇인지 의사뿐만 아니라 현재의 집행부도 다시 한 번 새겨보길 바란다. 아직까지 치과의원 사업소가 폐원되지 않았고 600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빠른 시일 내 정상화되길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합 내의 깊은 문제까지 다 알 수 없지만, 작은 양보만 있어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게 조합에 깊숙이 관여한 사람의 말이다. 덧붙이자면 전남최초로 만들어진 의료사협인만큼 지금의 난관을 딛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길 지역민의 한 사람으로써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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