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숭숭한 농어촌공사

<안세훈 중·서부취재본부 기자>
 

안세훈

광주·전남공동(빛가람) 혁신도시에 자리한 한국농어촌공사가 뒤숭숭하다.

최규성 농어촌공사 사장이 자신의 친형인 최규호 전 전북도교육감의 도피에 도움을 줬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르자 공사 직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검찰이 지난 12일 최 사장의 집무실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에 들어가자 공사 직원들은 말 그대로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최 사장은 8년간 달아난 친형 최 전 교육감의 도피를 도와준 의혹을 받고 있다.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으로부터 3억원을 받은 혐의가 있던 최 전 교육감은 2010년 9월 10일을 전후해 종적을 감췄다. 검찰 소환을 앞둔 시점이었다.

검찰은 최 전 교육감이 도피 기간에 최 사장과 여러 차례 통화했고, 최 사장 명의로 병원 진료와 처방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최 사장의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최 사장이 형이 도피하는 데 도움을 줬다 해도 처벌받지 않는다.

형법상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범인을 은닉·도피하게 한 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지만, 친족 특례 조항에 따라 친족 또는 가족일 경우에는 처벌받지 않는다. 그러나 제3자를 시켜 도피를 돕게 했다면 범인 도피 교사 혐의를 적용받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공사 직원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 사장이 앞으로 얼마나 많이 검찰에 들락날락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민감한 사안을 챙기고 중재하며 관련 정책을 집행할 사장의 집무실이 비어 있을 경우 업무 공백은 피할 수 없다. 최 사장에 대한 수사가 완료될 때까지는 업무 차질, 인사 지연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불거질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최 사장의 수사가 하루빨리 마무리돼 농어촌공사가 농업 생산성을 증진하고 농업인의 소득을 높이는 본연의 업무를 보다 충실히 수행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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