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현장> ‘도덕적 해이’ 갈 곳 잃은 구청장들

심진석(사회부 기자)

“참 바람잘 날 없다.” 광주 시민들이 각종 범죄 의혹에 연루된 현직 구청장들을 향해 던진 질타의 목소리다. 실제 이면도 화려하다. 불법 당원 모집에 따른 선거법 위반, 청탁성 금품수수로 인한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2명의 구청장들이 검찰조사와 재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취업 사기’도 포함될 지 모르겠다. 최근 모 구청장이 취업알선을 미끼로 후원금을 챙겼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초리는 따갑다. 사건의 진실이야 어찌됐던 간에 불미스런 사건에 구청장들이 휘말린 데 대한 실망감 때문이다. 논란에 선 지역 수장들의 ‘행정공백’사태와 이로 인한 공직사회를 향한 ‘불신’ 등 추산 불능의 잠재적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높다.

후유증도 시간이 지날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이미 한 구청의 경우엔 인사 등 처리해야 할 여러 현안들이 정체현상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구청도 “누가 그러는데 (확인되지 않은 )청장 혐의가 새로 추가됐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로 인해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이 사태의 피해는 온전히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구청장 한 개인의 도덕적 해이로 인해 촉발된 나비효과인 셈이다. 참으로 한탄스럽고 씁쓸하기 그지 없다.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 선생은 “근래 관리들이 법률 서적을 읽지 않아 그 피해가 백성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며 한탄한 적이 있다고 한다. 시대가 바뀐 현재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구청장들은 자신들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온전히 지역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진심어린 사과·반성과 함께 책임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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