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구청, 총 53대 구비…3개월 기다려야 대여

대기자만 수백명…라돈측정기 턱없이 부족
5개 구청, 총 53대 구비…3개월 기다려야 대여
 

방사능 물질인 라돈(Rn)이 일상생활 제품에서 나올 수 있다는 ‘라돈포비아(공포증)’로 확산되면서 라돈측정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들이 보유한 라돈측정기가 턱없이 부족해 시민들이 빌려서 사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7일 광주시 5개 자치구에 따르면 라돈측정기 보유 갯수는 동구 4대, 서구 5대, 북구 7대, 남구 10대, 광산구 27대 등 총 53대다. 각 자치구는 지난 8월부터 희망 주민을 대상으로 이틀씩 ‘라돈측정기 무료 대여 서비스’를 하고 있다. 측정기는 한대당 19만~20만원 가량이다.

라돈은 암석과 토양 등에서 주로 발생하는 무색·무취·무미의 자연 방사선 기체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흡연 다음으로 높은 폐암 원인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생리대, 온수매트까지 라돈이 검출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높아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턱없이 부족한 라돈측정기를 대여받기 위해서는 최소 3개월은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 27일 현재 각 자치구의 라돈측정기 대기자 수는 동구 58명, 서구 185명, 남구 125명, 북구 112명, 광산구 155명 등이다. 후순위 대기자의 경우 내년 3월께나 라돈측정기를 대여받을 수 있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북구에 거주하는 최영진(44·여)씨는 “측정기를 무료로 대여해 준다는 소식에 서둘러 신청했지만 측정기가 부족해 내년에야 대여받을 수 있는 것에 실망했다”며 “최근에 국산 라텍스 매트리스 등 일상생활 제품에서도 라돈이 검출되고 있지만 구청의 측정기가 부족하다는 설명만 들었을 뿐이다”고 말했다.

이렇듯 주민들이 라돈측정기를 필요로 하고 있지만 5개 자치구들의 라돈측정기 구입계획은 천차만별이다. 광산구와 남구는 올해 각각 20대, 10대를 구입했으나 내년에는 수요에 맞춰서 구입한다는 계획이다. 또 서구는 라돈측정기 신청자들이 점차 증가하면서 올해를 넘지 않고 20대를 구입한다.

반면 북구와 동구는 내년에 구입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측정기로 충분히 주민들에게 대여할 수 있다라는 것이다.

이에대해 한 자치구 관계자는 “라돈 측정기 구입은 각 자치구의 예산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하지만 라돈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주민들이 불안감을 갖고 있는 만큼 측정기를 구입해 최대한 많은 주민들에게 배포하는 것이 현재 최선의 방법인 것 같다”고 전했다.
/김영창 기자 seo@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