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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미얀마로 날아간 ‘룰루랄라 치치킹킹’룰루랄라 프로젝트, 미얀마 여성들의 상처 보듬다

남도일보 자원봉사 공모사업-미얀마를 가다
<1>미얀마로 날아간 ‘룰루랄라 치치킹킹’
룰루랄라 프로젝트, 미얀마 여성들의 상처 보듬다
양곤·카렌 등 6개 지역 50여명의 활동가들…

생리주기 팔찌만들기, 경청·공감 등 여성인권교육
피임도 남편 허락 받아야 하는 현실에 눈물바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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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건설 후원·남도일보가 주최한 ‘제1회 남도일보 자원봉사 공모사업’해외분야에 선정된 아시아광주여성네트워크가 10개월여간의 일정을 성황리에 마무리 했다. 사진은 지난 8월 미얀마 양곤에서 진행된 현지 NGO 활동가 교육사업 ‘룰루랄라 치치킹킹’프로젝트에 참여한 참가자들의 모습.  /아시아광주여성네트워크 제공

중흥건설이 후원하고 남도일보가 주최한 제1회 남도일보 자원봉사 공모사업 해외분야에 선정된 아시아광주여성네트워크(이하 아시아시스넷)가 10개월여 간의 일정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아시아시스넷은 미얀마 국내 분쟁 피해여성들의 정서지원을 위한 현지활동가 교육 ‘룰루랄라 치치킹킹’ 프로젝트를 지난 8월 미얀마 양곤에서 진행했다. 교육에 참여한 현지 활동가들은 까친 주의 IDP(Internal Displaced People·국내 실향민) 캠프의 리더 및 자원봉사자를 비롯해 양곤·카렌·라카인·친·샨 스테이트 등 6개 지역에서 활동하는 교사, 종교 지도자, 사업가, 여성단체 인권 활동가, 아동복지활동가, 평화 교육자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이었다.

아시아시스넷의 활동은 단발성 교육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8월 현지 교육 이후 이달 2일부터 9일까지 미얀마 까친 스테이트와 친 스테이트 지역 등을 방문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활동가들의 교육 현황을 모니터링했다.

아시아시스넷의 양곤 현지 교육부터 교육 이후 모니터링까지 총 14일간의 기록을 3차례에 걸쳐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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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들어가기 앞서 준비를 하는 5명의 통역사.  /아시아광주여성네트워크 제공

양곤 1일차-“노력이 어떤 효과를…”

현지 활동가 역량교육은 크게 여성건강·경청과 공감의 평화교육페미니즘 집단상담으로 구성됐다. 언뜻봐도 내용이 쉽지는 않은데다 전문용어들이 많아 통역자들과 사전 공유가 필요했다. 특히 워크숍 중심의 교육이기 때문에 통역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각 세션별 진행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몸짓으로 직접 시연하면서 통역들의 이해를 도왔다.

통역들과의 사전 논의 이후 협력단체 활동가들과 다음날 교육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위생 교육에 사용할 면생리대 재료 천을 자르면서도 아무런 말이 오가지 않았다. 몇 달 동안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끊임없이 제기됐던 “우리의 노력이 어떤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직면을 앞둔 만큼 긴장감이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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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건강 시간의 가장 핫이슈는 ‘피임’이었다. 사진은 낙태·피임 등을 설명하는 강의 시간 모습. /아시아광주여성네트워크 제공

양곤 2일차-여성건강 핫 이슈 ‘피임’

첫날의 설렘이 가시기도 전에 이튿날의 해가 떴다. 교육장인 성공회 교회엔 일행들보다 먼저 미얀마 활동가들이 도착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첫 번째 세션은 문화 차이로 인해 준비과정에서도 어려움이 많았던 ‘여성건강’이었다. 여성의 신체구조에 대해 이해하는 교육은 임신·생리 원리 등 이론 교육과 생리주기 팔찌 만들기, 피임방법 등으로 진행됐다. 활동가들은 생리주기 팔찌 만들기를 통해 생리주기와 생리 예정일 및 임신 가능성이 높은 시기를 예측함으로써 원하지 않는 임신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 이와 함께 자신들의 몸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이해하고 몸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것을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건강교육의 핫 이슈는 단연 피임이었다. 콘돔 사용을 꺼려하는 남성들 때문에 피임은 온전히 여성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원치 않은 임신의 경우 마땅한 방법이 없어 간혹 뾰족한 막대기 등을 몸속으로 넣어 낙태를 시도하다 사망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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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교육이 끝나고 소감을 발표하는 현지인
 /아시아광주여성네트워크 제공

양곤 3일차-경청·공감의 힘

두 번째 세션은 ‘경청과 공감으로 만드는 평화 교육’이었다. 이 세션은 경청과 공감을 기본으로 한 관계맺기 훈련으로,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아 싸움이 자주 발생한다는 결과에 따른 것이다. 또 현지인들은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거나 기도하는 것 외엔 별다른 방법이 없어 활동가들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교육은 2인 1조로 진행자가 제시하는 주제에 따라 서로 이야기하고 경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오후엔 카드를 이용한 공감 교육이 이뤄졌다. 상대방의 마음을 공감하는 것 역시 타인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 공감을 통해 또 다른 사람의 경험을 이해하고 나눌 수 있기에 활동가들에게 중요한 훈련이었다.

기쁨·슬픔·행복 등 기본 감정부터 용기·보람·정의 등 다양한 감정들까지 미얀마어로 번역한 카드를 활용해 공감 활동에 돌입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상황과 감정을 공감하고, 위로와 격려하는 과정을 통해 공감의 힘을 직접 체험했다. 이날 교육 이후 참가자들은 이해와 공감으로 인해 마음이 편해졌다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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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현지인의 발표에 공감해 눈물을 흘리는 여성 /아시아광주여성네트워크 제공

양곤 4일차-안타까운 현실에 눈물바다

교육 이틀 동안 함께 한 덕분인지 친밀감이 쌓였다. 언어는 잘 통하지 않았지만 서로에 대한 신뢰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교육은 ‘페미니즘 집단 상담’, 룰루랄라 프로젝트의 핵심이었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난민여성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정서적인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훈련을 하는 것이 핵심 목표였다.

페미니즘 상담 원리의 이론 교육과 함께 한국의 가정폭력을 주제로 여성단체의 활동 계기와 상담 시스템, 지원 제도 등을 사례로 소개해 현지 활동가들의 이해를 높여갔다.

오후엔 현지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가부장적이고 여성을 차별하는 문화와 관습, 식량·약품 부족 등 어려운 현지 상황 등이 주를 이뤘다. 특히 ·피임도 남편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현실과 잦은 가정 폭력으로 이혼시에도 여성의 양육권을 인정하지 않아 자살하는 사례 등 안타까운 사례들이 발표돼 눈물바다를 이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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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열악한 상황들을 발표하는 현지 활동가들의 모습.
 /아시아광주여성네트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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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생리대를 만드는 방법을 교육하는 미얀마 활동가 /아시아광주여성네트워크 제공

양곤 5일차-현지 활동가들 교육 의지 내비쳐

마지막 일정은 한국 민주화 운동과 여성운동의 흐름에 대한 강의가 진행됐다. 이와 더불어 프로젝트 이후 각자 실천 계획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얀마에서 한국 여성운동을 소개하는 최초의 사례였기에 활동가들은 깊은 관심과 흥미를 나타냈다. 한국 여성 3법(가정폭력·성폭력·성매매 방지법) 제정 과정과 의미에 대한 강의 부터 2·3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법률 제정 및 개정, 여성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 현재 미투 운동의 진행 상황까지 한국 여성운동의 흐름을 소개했다.

실천 계획을 발표하는 시간 또한 활동가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면 생리대 제작부터 피임 방법 등 교육을 현지 여성 또는 소녀들의 인식을 바꾸는데 노력하겠다는 계획들이 발표됐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활동가 대부분이 시민교육을 담당했기에 현지 여성·청소년·어린이들과 교육 내용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특히 교육 마지막 날인 만큼 한국 활동가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줄이었다.

까친 지역 난민캠프에서 온 한 활동가는 “교육을 받는 동안 상처입은 마음이 치유됐다”며 “평생 받아볼 수 없는 교육을 받을 수 있어 기쁘고 멀리까지 날아와 준 한국 활동가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석별의 정을 나눈 이후엔 룰루랄라 치치킹킹 프로젝트에 사용했던 모든 자료들을 현지 활동가들에게 전달하고 함께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다. 4일간의 교육이 현지에서 어떻게 교육될 지, 광주라는 로컬과 로컬리티인 광주여성들과 미얀마의 로컬, 로컬리티들의 깊은 연대가 얼마나 지속가능하게 될지 궁금증과 함께 미얀마 양곤에서의 일정을 마무리 했다.
글/ 황정아 아시아네트워크 활동가
정리/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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