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현장>스스로 뿌린 씨앗 스스로 거둬라
심진석 <사회부 기자>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을 주연으로, 이번 사기 사건의 주범인 김모(49·여)씨가 조연으로 열연중인 보이스피싱 범죄를 주제로 한 드라마가 전국적으로 흥행(?)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매일 터져 나오는 관련 소식을 보고 있노라면 실망을 넘어 분노까지 불러 일으키고 있다.

10일 오전 9시 50분쯤 윤 전 시장이 검찰에 출석했다. 그는 조사에 앞서 “광주시민과 국민들께 죄송하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하지만 이 말이 크게 와 닿지 않는 것은 왜일까? 당초 이 사건은 단순 사기범죄에 불과했다. 영부인 사칭한 김씨가 문자와 전화를 통해 정치인 10여명에게 거액 5억원을 요구, 여기에 속은 윤 전 시장이 4억5천만원을 건네면서 피해자가 됐다는 것. 하지만 시간이 흘러 속속 밝혀지는 사기사건의 전모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 중이다.

전직 대통령 영부인을 사칭한 것도 모자라 자신의 자녀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혼외자로 둔갑시켜 수 억대 돈을 갈취하고, 취업까지 시킨 사기범 김씨. 이 사람에게 돈을 건네면서 자신의 공천 여부(검찰 조사 예정임)를 물었다는 윤 전 시장. 전개되는 과정 하나하나가 막장 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지난 4년간 자신의 시정 능력을 평가받으려는 것이 아니라 특정 정당의 바람을 타고 그저 한 번 더 시장으로 무임승차 하려고 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대목이다. 공정한 사회 구현을 시정 철학을 말해 왔던 윤 전 시장이란 점에서 광주시민들의 실망감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윤 전 시장은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직권남용’ 혐의 적용에 따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상태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이란 말이 있다. 처음 사실 판단을 못해 그릇된 일을 하더라도 모든 일은 결국에 가서 반드시 바르게 돌아간다는 의미다. 자신이 뿌린 씨앗은 스스로 거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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