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처롭다” vs “권력에 얼마나 눈이 멀었으면”

윤장현 前 시장 검찰출석 시민 반응 ‘각양각색’
“애처롭다” vs “권력에 얼마나 눈이 멀었으면”
4년간 쌓은 명예·이미지 실추 “안타깝다” 주장도
 

10일 광주 광천버스터미널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장현 전 광주시장의 검찰 출석 모습이 담긴 TV 중계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김영창 기자 seo@namdonews.com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이 보이스 피싱 피해자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채 검찰에 출석한 가운데 이를 바라본 시민들의 반응도 서로 엇갈렸다.

10일 오전 10시 10분 광주 광천버스터미널 1층 대합실. 버스를 기다리던 승객들이 TV에서 나오는 뉴스화면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공직선거법 위반·직권남용·업무방해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윤 전 시장의 검찰 출석 모습이 TV를 통해 중계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다. 이날 광주시민들은 윤 전 시장의 검찰 출석 뉴스를 보면서 분노와 실소, 탄식을 연달아 내뱉었다.

대학생 서승현(27)씨는 “사기꾼의 한 마디에 취업을 도와준 시장님도 웃기지만 그렇다고 취업을 시켜준 교육 관계자의 모습에 분노를 감출 수 없다”며 “사기꾼의 말에 속아 취업이 된다는 것에 취준생들은 어이가 없을 뿐더러 광주 시민으로서 정말 창피한 일인 것 같다”고 밝혔다.

한 중년 신사도 윤 전시장에 대해 가차없이 쓴 소리를 내뱉었다. 윤 전 시장은 사기꾼에 속아 사기꾼 자녀의 취업을 알선한 혐의와 공천을 대가로 돈을 줬는지에 대해서도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버스기사 정모(42)씨는 “윤 전 시장이 공천을 받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정말 사기꾼에 속아 돈을 줬는지는 시장님이 더욱 잘 알 것이다”며 “검찰 조사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만약 공천의 대가로 돈을 준 것이라면 권력에 얼마나 눈이 멀었으면…”하며 혀를 찼다.

일부시민들은 윤 전 시장에 대해 안타까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사기꾼에 속아 돈을 잃은 것도 모자라 시장으로서 그동안 쌓아 놓았던 명예와 순수한 이미지를 한 순간 잃었다는 아쉬움 때문이다.

목포행 버스를 기다리던 김학술(66)씨는 “짠하고 애처롭다. 윤 전 시장이 사기꾼한테 속아 4억5천만원을 사기당했으니 엄연히 피해자다”며 “아이고 어쩌다 저렇게 됐는지 검찰 조사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전 시장을 속인 사기꾼을 비난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버스터미널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51·여)씨는 “윤 시장님을 속인 사기꾼이 천벌을 받아야 한다”며 “어떻게 시장님을 가지고 저런 허무맹랑한 사기를 쳤는지 철저히 조사해 강력한 처벌을 통해 다시는 권력자를 사칭한 범죄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창 기자 seo@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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