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라서 가능한 해양치유산업
신우철(전남 완도군수)

신우철 전남 완도군수

2017년에는 3.1%라는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2018년에는 2.7%로 하락하였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멀리 내다보고 미래를 철저히 준비하지 않는다면 내리막길로 치닫는 건 한 순간일지도 모른다. 그러다보니 세계가 앞 다투어 생존 전략을 마련하고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육성하는데 전력을 다 하고 있다. 완도는 그 해답을 찾는데 그리 어렵지 않았다.

대한민국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265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곳, 리아스식 해안으로 갯벌과 해조류가 숲을 이루며 가장 깨끗한 바다를 유지하고 있는 곳, 2천200여 종이나 되는 다양한 바다 생물이 서식하는 곳이 바로 완도이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공기 비타민이라 불리는 산소음이온이 도시에 비해 50배나 많고, 완도 전역이 바다 정화에 도움이 되고 생리 활성 촉매 역할을 하는 맥반석으로 깔려 있어 수산물의 맛과 향은 월등히 뛰어나다.

이렇듯 천혜의 환경과 풍부한 자원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 확신했고, 100년 전부터 유럽에서 실시하고 있는 ‘해양치유산업’이 눈길을 끌었다. 조금은 생소한 해양치유산업, 우리 군에 접목시킨다면 과연 미래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을까 고민했다. 해양 기후, 해수, 해양 생물, 해양 광물 등을 이용해 관절염, 호흡기, 피부, 만성 질환 등을 치료하고 심신을 치유하는 해양치유산업. 해양치유산업을 육성하려면 청정한 바다 환경과 다양한 해양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완도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이었다.

세계적 석학 크리스텐슨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얼마 전 열린 한 포럼에서 한국의 사회 경제적 문제를 풀기 위한 해법 중 하나로 ‘헬스케어’를 꼽기도 했다. 해양치유산업은 국민의 건강 증진은 물론, 일자리와 소득 창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독일의 노르더나이 시를 보면 인구가 6천명 밖에 되지 않지만 일자리는 무려 1만2천개로 연간 소득이 6천500억에 이른다.

다른 곳이라면 엄두가 안 났을 것이다. 하지만 완도라서 가능하다 생각했고, 독일이 노르더나이 시보다 더 뛰어난 조건을 갖추고 있는 완도이기 때문에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해양치유산업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 기획하고 해양수산부에 건의하였으며, 지난해 10월에는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 과제로 채택된 것이다. 민선 7기 5대 군정 방침 중 ‘미래성장 해양치유’가 있다. 완도군은 민선 7기에 해양치유산업에 전력을 다 하기로 했다. 우리 군이 인구 감소로 인해 지자체 소멸 위기 34위에 해당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자리를 늘려 청·장년층이 완도로 돌아오고 살기 좋은 완도를 만들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 말이다.

완도는 해양치유산업을 통해 의료·관광·바이오산업의 중심지로 나아갈 청사진을 그렸다. 밑그림을 그렸으니 그에 맞는 색들을 차근차근 채워 넣어야 할 차례다. 해양치유산업을 미래 전략 사업으로 육성하고자 조직 개편을 통해 미래해양사업단을 설치하였으며, 지난 10월에는 해양치유자원에 관한 법률 입법 공청회를 개최했고, 법률이 공포되면 공공시설인 해양치유센터, 치유전문병원과 리조트, 호텔 등 민자 유치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여름과 가을에 이어 겨울에도 친환경 해변인 신지명사십리 해수욕장에서 노르딕워킹, 해변 요가, 필라테스 등 해양기후치유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여 참가자들로부터 호평을 얻었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운동이 지친 심신을 달래는데 특효약이었을까. 지속적으로 운영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우리 군은 기해년을 해양치유산업의 원년으로 삼고, 해양치유산업에 총력을 기울이려 한다. 해양치유산업이 자리 잡는다면 달라져있을 완도의 미래가 내심 궁금하기도 하다.

‘대한민국 청정바다 수도’, ‘전국 전복 최대 생산지’, ‘수산물의 보고’, ‘국제해조류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곳’, ‘슬로시티’, ‘해양관광의 1번지’ 등 많은 타이틀을 달고 있는 완도는 머지않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해양치유산업의 중심지’, ‘힐링의 섬’으로 또 한 번 도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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