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광양·포항제철소 이틀새 중대 산재 3건 발생
반복되는 사고로 올해 비정규직 등 6명 사망, 7명 중상
얼굴·광대뼈 골절, 손가락·손목 절단, 어깨뼈 부러져
형식적 안전교육, 안전장비 부실, 과도한 작업량 문제점

포스코 광양·포항제철소에서 이틀새 3건의 중대 안전사고가 발생해 노동자들이 작업 공포에 떨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2시 30분께 포스코 광양제철소 연주 수리공장에서 협력업체인 혁성실업 노동자 정모(21)씨가 연주기 주형(몰드) 수리 작업 중 와이어, 가선장비 등을 고정시키는 샤클(고리)에 얼굴 좌측 광대뼈를 맞았다. 사고는 주형 수리장에서 2인 1조로 해체작업을 진행하던 중 일어났다.

입사 한달을 맞은 정씨는 주형 부속을 분해하기 위해 단변에 아이볼트를 설치한 뒤 주형 부식방지용 실리콘을 제거하고 있었고, 다른 작업자는 크레인 리모콘으로 와이어로프를 들어올리고 있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볼트가 터지면서 샤클이 정씨의 얼굴과 광대뼈를 때려 골절돼 광주 조선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같은 날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냉연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노동자 A씨가 기계를 멈추지 않은 채 생산라인에 낀 이물질을 제거하려다 압연롤에 머리와 오른쪽 어깨가 끼이는 협착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의식 불명 상태다. 이어 12일 오후 3시40분께 포항제철소 화성부 1코크스공장에서 작업중이던 노동자 정모씨가 손가락 네개가 절단되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올해 들어 포항제철소에서 지난 1월 산소공장에서 사고로 4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등 협력업체와 본사 직원을 포함해 5명이 숨지고 4명이 중상을 입었다.

광양제철소에서도 올해 4건의 안전사고로 1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지난 6월 30일 오전 7시 53분께 광양제철소 2제강공장 철강반제품 정정라인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협력업체 광희 소속 노동자 김모(39)씨가 머신스카프에서 버켓사이드에 달라붙은 찌꺼기 제거작업을 하던 중 버켓이 닫히면서 정정설비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씨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앞서 4월 2일에는 광양제철소 협력업체인 부국산업 공장동 사일로에서 더스트 호퍼작업을 하던 부국산업 노동자(47)가 손가락 4개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해 광주의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손가락 접합수술을 받았다.

또 3월 중순에는 광양제철소 원료부두 내에서 일하던 협력업체인 P사 노동자(45)가 흙더미에 맞아 어깨와 팔꿈치 사이의 상완골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다.

이처럼 반복되는 안전사고는 포스코의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이 빚은 인재라는 지적이다.

한 협력업체 직원은 “형식적인 안전교육, 안전장비 부실, 과도한 작업량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다”면서 “실제 작업 현장에서는 안전교육을 받은 대로 일하기 어려운데다 작업량이 많고 보호장비가 부실한 경우도 있어 중장비로 중량물을 취급하는 특성상 위험 요소가 많은 것도 문제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관계자는“형식적인 안전교육과 생산성 확보 요구 등으로 인해서 하청노동자와 원청 노동자들 모두 안전하지 못한 작업환경에서 급박하게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조건 자체가 문제인 것 같다”면서 “특히 협력업체의 경우 사장 대부분이 포스코 임직원 출신이라서 포스코 눈치를 보는데다, 현장에서 일어나는 사고를 포스코가 다 파악하지 못하는 만큼 사고 발생시 현장 책임자가 축소 은폐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동부취재본부/윤종채·최연수 기자 yj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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