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현장>엄동설한에 온수 끊긴 조선대 기숙사

정유진(사회부 기자)

최근 조선대학교 기숙사에서 온수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연일 한파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불편을 겪은지 오래인데도 대학측은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학생들에 따르면 조선대 한 기숙사는 지난해부터 온수가 나오지 않았다. 3천여만 원을 들여 샤워기, 물탱크 등을 수리했음에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한다.

해당 기숙사는 태양열로 물을 데우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날씨가 흐리거나 좋지 않으면 온수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 요즘같이 추운 겨울이면 온수 사용량이 늘면서 이곳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불편은 더욱 크다. 게다가 올해는 베트남·중국 등 외국인 학생 100여명을 수용하기 위해서 기숙사 시설을 변경하면서 이용 인원이 급격하게 늘어나 문제를 키웠다.

대학은 안내문을 게시해 ‘급탕공급 방법을 검토 중에 있으니 양해를 바란다’는 통보뿐이었다. 그러다가 학생들의 원성을 사며 대자보와 SNS를 통해 언론에까지 문제가 확대되고 나서야 ‘인근 목욕탕을 이용하라’는 황당한 대책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학생들은 진정한 사과는커녕 또다시 대학측의 대책 아닌 대책을 통보받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학기당 약 68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하면서도 정당한 권리를 보호받지 못한다는 사실에 기가 차고, 억울하다는 입장이다.뒷짐만 지고 있던 학교측은 문제가 터진 뒤에야 사후 약방문 식으로 “겨울방학이 되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리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학생들은 ‘이게 학교냐’는 반응이다.

대학이 그 누구보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학생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학생들에게 실망과 분노, 배신감보다는 꿈과 희망을 주고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조선대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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