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잘 살아가는 방법
양성관(동강대학교 교수)

양성관 동강대학교 교수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종강시간에 생뚱맞은 질문을 던져보았다. “여러분은 대한민국에서 착하고 올바르게 사는 사람이 어떠한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나요?”였다. 한두 학생만 “존경을 받을 것이다”라고 답했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왕따를 당한다”, “이용당하기만 한다”고 말했다. 착하고 올바르게 사는 사람들로 인해 자신들의 잘못이 상대적으로 손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착하게 사는 사람들은 왕따를 당한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는 정치, 경제, 사회 등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정의가 사라지고 불법이 판을 치고 있는 것 같다. 국민의 대표라고 뽑아놓은 국회의원들은 당선만 되고나면 국민은 뒷전이고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모양이다. 최근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한 ‘유치원 3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되었으나, 국회의원들은 발을 동동 구르는 학부형은 안중에도 없고 자당의 이익만을 생각하며 주판알을 튕기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연봉은 1억 5천 176만원으로 여야가 한마음이 되어 쥐도 새도 모르게 신속하게 처리하였다. 선거제도 개편을 놓고는 국가의 미래나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기보다는 자당의 유불리만을 생각하고 있다. 이러니 국민 전체가 정치권을 불신하고 있다.

경제는 어떠한가?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자기 이기주의가 판을 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4살짜리가 고급아파트 2대를 소유하고 있는가하면, 34억 원짜리 빌딩의 건물주인 초등학생이 존재하고 있다. 또한 아파트는 가진 자들의 투기 심리에 의해 최근 몇 년 사이 일부 지역은 4~5억 원 이상 올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어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와 세대 간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OECD 39개 나라 가운데 3위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자영업자의 비율이 높은 이유는 50대 후반에 명퇴나 조기 은퇴가 많아, 은퇴 이후 딱히 할 일이 없어 치킨집이나 식당, 커피숍 등을 운영하다보니 한집 걸러 식당, 커피숍이 즐비하다.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인해 종업원을 줄이고 가족 중심으로 인건비 싸움을 하다가 경쟁력을 잃고 대부분이 실패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면 사회는 올바르게 가고 있는가? 복권판매점마다 자신의 판매점이 1등, 2등에 당첨된 집이라고 써 붙여놓고, 웬만한 식당마다 TV 맛집 프로그램에 방영된 집이라고 붙여놓고 있다. 사고공화국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시도 때도 없이 발생하는 지하철 사고나 작업장 사고,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판을 치는 보이스피싱은 온 국민을 불안에 몰아넣고 있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그러면 대한민국에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고 다음 질문을 던졌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유는 돈이 많으면 세무사를 이용해 세금을 적게 낼 수 있고, 돈이 많으면 재판에서 전관예우 변호사를 통해 재판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돈 앞에서는 판사도, 검사도 경찰도 고개 숙이기에 대한민국에서는 정당한 방법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만 바보라고 하였다.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에서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끝없이 이어지는 학생들의 토론 속에서 대한민국 정치인은 범죄 집단이며, 대한민국은 법도, 질서도, 정의도 없어 희망이 보이지 않는 암울한 사회로 결론지어진다.

이러한 학생들에게 4차 산업, 5차 산업이 우리 눈앞에 급격히 펼쳐질 것이며, 젊고 창의적인 여러분이 대한민국의 핵심 자산으로 더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나의 강의가 그들에게 희망과 꿈을 심어주었을까? 정직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 성공하고 존경받는 대한민국이라고 강의하는 교수의 강의가 그들에게 진실 되게 받아들여졌을까?

촛불혁명으로 희망을 갖고 시작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집권 1년7개월 만에 최저치인 45%를 기록했다. 민심의 분명한 경고등이다. 하락의 주된 이유는 경제실패와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2018년이 이처럼 절망 속에 막을 내리고 있다. 2019년에는 대한민국에서 성실하게 열심히 땀 흘리며 일하면 성공하고 존경받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주는 원년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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