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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 임창민 작가의 ‘Winter Frame, 겨울을 담은 창’

<전시리뷰> 임창민 작가의 ‘Winter Frame, 겨울을 담은 창’
사진과 동영상의 오묘한 조화

창 넘어 비치는 설경의 고요함
관람객들의 잠자는 감각 깨워
광주신세계갤러리서 1월 7일까지

임창민의 전시회
신세계 갤러리(광주신세계백화점 1층)는 기획전인 임창민 작가의 ‘Winter Frame, 겨울을 담은 창’ 전시회를 2019년 1월 7일까지 개최한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임창민 작가
임창민 작가

창을 사랑하는 것은,
태양을 사랑한다는 말보다
눈 부시지 않아 좋다.

창을 잃으면
창공으로 나아가는 해협을 잃고,
명랑은 우리에게
오늘의 뉴우스다.

창을 닦는 시간은
또 노래도 부를 수 있는 시간
별들은 12월의 머나먼 타국이라고......

창을 맑고 깨끗이 지킴으로
눈들을 착하게 뜨는 버릇을 기르고,

맑은 눈은 우리들
내일을 기다리는
빛나는 마음이게......

김현승 시인의 ‘창’ 작품이다. 시인은 마음을 창에 비유하여 명랑한 마음을 가진 생활을 가질 것을 노래한다. 태양과 창을 대비시키면서 화려한 외면보다는 자기 내면을 충실하게 가꾸는 것이 더욱 가치 있는 것이라는 관점을 보여준다. 내면에 대한 지속적인 성찰이 중요한 것은 그것이 세계를 바라보는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해를 갈무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시기에 김현승의 시처럼 ‘창’ 의미를 되새기는 전시회가 열려 관심을 끈다. 신세계 갤러리(광주신세계백화점 1층)는 기획전인 임창민 작가의 ‘Winter Frame, 겨울을 담은 창’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정지화상(사진)과 동영상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절묘하게 조합해 새로운 풍경을 프레임(frame) 속에 표현하고 있다. 사진 속 공간은 수많은 사람들의 발걸음과 시선이 머물렀던 장소들로 작품에서는 인적 하나 없다. 고요함 그 자체다. 장소는 스페인 알라브라함 궁전이나 일본 교토 왕궁, 중국 상해 프랑스 건물 등 오랜 역사가 묻어 있는 건축물, 국립현대미술관의 로비와 호텔 스위트룸, 빠차와 비행기 좌석, 카페, 병원, 식탁 등 다양하다.

작가는 인적이 사라진 공간에 창으로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 을 끌어들인다. 사진 속에서 밝게 빛나는 부분이 창문이다. 그런데 창문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움직이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눈이 내리는 모습이다. 눈쌓인 산과 언덕, 나무 등을 배경삼아 하얀 눈들이 소담스럽게 가라않는다. 창 밖 풍경은 설경만 있는 게 아니다. 파도가 넘실대는 겨울바다, 지중해 햇살을 머금은 오렌지 나무, 비행기 아래 하얀 구름과 일출, 공장 건물도 보인다.

작가는 시공간의 조화를 통해 자신만의 경관을 만들어냈다. 작품의 기본 바탕이 된 건물 실내 사진을 촬영한 뒤 창이 자리한 지점은 다른 장소의 동영상으로 대체했다. 사진은 일본 교토 왕궁 출입문인데 문 밖의 설경은 강원도 대관령을 조합하는 식이다. 작품들은 원하는 장소에서 가장 적절한 장면과 조우하기 위해 같은 장소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찾아가 이 오묘한 조화를 프레임 안에 담아낸 작가의 의지와 노력이 엿보인다. 작가는 대관령 설경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담고자 여러차례 폭설을 뚫고 높은 고개를 올랐다고 한다.

창문 속 영상은 마치 시간이 정지된 것처럼 최소한의 움직임만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작은 움직임들은 관람객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정적인 공간에 미세한 파동을 일으키게 한다. 사진과 영상의 오묘한 조화가 잠들어 있던 관람객의 감각을 일깨운다. “창을 통해 나를 본다는 것은 자연이 주는 순수함과 숙연함, 그 속에 녹아있는 철학적인 내면의 꿈이 있기에 너무 편안하다. 그 속으로 들어가 하나의 존재가 도고 싶은 영상, 멈춤과 움직임이 자유로운 공간 그곳에서 잠시 쉰다”는 어느 관람객의 감상기처럼 임창민 작가의 창은 관람객들이 평온함속에 자신을 되돌아 보면서 새로움을 찾게 한다. 연말연시에 소중한 가족, 친구와 함께 온기 가득한 공간에서 창 밖에 담긴 겨울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전시는 내년 1월 7일까지 계속된다.

작가 임창민은 대구 계명대학교를 졸업한 후 New York University 대학원에서 Art in Media를 전공하고, The City University of New York 영상예술대학원을 졸업했다. 2012년 ‘또다른 장면’을 시작으로 뉴욕과 상하이, 홍콩 서울, 대구 등에서 개인전 20회 및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 모교인 계명대에서 교수로 재직중이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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