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최초 ‘식물성 유산균’ 개발·대량생산 길 열었다
이승우 ㈜운석 대표, 과일 이용 식물성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개발
2대째 연구 인공배양 유산균 단점 극복 ‘성공’ 결실
초산성 생장 미생물 특허 “장까지 살아가는 유산균”
축·수산업 보조사료, 탈취제 등 활용 범위도 다양

전남 곡성군 소재 ㈜운석 (대표 이승우)은 2대째 내려오는 유산균 연구를 통해 전통 발효 방법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인공배양 유산균의 단점을 극복하고 대량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식물성 유산균 개발에 성공해 축·수산 사료 등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사진은 이승우 운석 대표 모습. 곡성/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편집자주>

우리나라는 발효 종주국이라 불릴 만큼 발효 식품을 많이 먹는다. 특히 퇴비 등을 발효시켜 농사를 짓는 유일한 나라이기도 하다. 우리 선조들은 발효의 효용성을 일찍이 깨닫고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을 활용해 음식을 만들거나, 작물을 재배했다. 하지만 산업화를 거치며 퇴비는 농약으로 대체됐고, 발효 음식도 김치나 된장, 간장을 제외하면 우리 식탁에서 많이 사라졌다.

그렇다고 발효와 미생물의 중요성이 작아진 것은 결코 아니다. 이미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에선 화학비료와 항생제의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자연 친화적인 미생물 연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특히 광주·전남지역에서 ‘식물성 유산균’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중소기업이 있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전남 곡성군 소재 ㈜운석 (대표 이승우). 운석은 2대째 내려오는 유산균 연구를 통해 전통 발효 방법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인공배양 유산균의 단점을 극복하고 대량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식물성 유산균 개발에 성공해 축·수산 사료 등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운석의 끈질긴 연구를 통한 성과를 살펴봤다.

◇식물성 유산균 제품 개발=인공 배양을 통해 만들어 낸 ‘유산균’은 대량 생산과 제품의 균일성을 유지하는 데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본래 유산균이 자연상태에서 가지는 특징성을 잃어버린다는 단점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에 운석은 1994년부터 연구를 시작, 우리나라 전통 발효 방법을 접목해 인공배양 유산균의 단점을 극복하고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기존의 유산균 제품들이 동물성 유기물을 배지(유산균 먹이)로 사용한 동물성 유산균이지만 운석은 과일을 배지로 생산하기 때문에 식물성 유산균 즉 ‘식물성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운석의 전통 발효 방법은 최대한 자연 상태에서 유용 미생물이 유기질에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유익한 미생물의 발효 기작에 의해 많은 항산화 물질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전통 발효를 통한 메주에 8천여 종의 미생물이 있다. 자연 상태에 다양한 미생물들이 달라 붙어 여러 종류의 미생물들의 생존 경쟁에 의해 항산화효소를 생성해 깊은 맛을 낸다. 하지만 공장에서 대량으로 메주를 생산할 때는 1종의 미생물을 접종해 만든다. 그만큼 깊은 맛을 낼 수 없는 셈이다.

운석의 유산균 제작 과정은 각종 과일을 혼합하고 적절한 발효 환경을 제공, 발효과정에서 자연 상태의 수많은 종류의 미생물들이 달라 붙어 발효를 일으킨다. 전통 메주 제작과 같은 방법이다. 그 결과물인 발효액 안에는 각종 미생물의 2차 대사산물인 항산화 효소가 혼합돼 있다.
 

유산균 발효과정에서 생기는 효모·이로운 곰팡이 등
형광생체 염색법에 의한 pH별 성장 증식 생균수 측정. /목원대학교미생물생태자원연구소 제공

◇pH 2.5 강한 산성에서도 성장·증식=운석의 발효액도 항산화 물질이 유기산 형태로 존재한다. 특히 유기산의 산도가 강해지면 유산균이 쉽게 죽어버리는데, 운석의 유산균은 강한 산도에서도 생존 증식하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세균들은 pH4 이하의 강한 산성에서 30분 정도 지나면 99.9%가 죽는다. 정상적인 사람의 위산의 산도가 pH3 이하이므로 보통 위 속에서 15분이 지나면 미생물이 죽게된다. 운석이 개발한 유산균은 유산균이 분비한 천연 유기산 농도가 pH 2.5 상태에서도 성장 증식된다. 말 그대로 유산균이 장까지 살아서 가는 것과 같다.

운석은 이를 토대로 초산성 생장 혼합 미생물 조성물 및 이의 용도 특허를 등록했다. 운석은 특히 항생제 대체제로서 이미 가축을 통해 검증했다. 미국USDA러셀 연구소, 조지아 주립대의 가축낙농 연구소, 세계 가금학회로부터 병원성 미생물 억제력을 입증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청 연구과제 지원 사업을 통해 발효액의 항산화능, 항염증능 및 유산균의 장 부착능이 다른 제품에 비하여 월등히 뛰어난 것을 확인했다. 또 운석의 제품을 사용한 농가에서는 아직 한번도 AI(조류독감), 구제역이 확인 된 곳도 없다.

◇축·수산 보조사료 개발…전국에 유통=운석은 개발한 식물성 유산균을 가지고 ▲축산 보조사료 ▲축산용 곤포사일리지 발효첨가제 ▲수산용 보조사료 ▲토양개량제 ▲탈취제 ▲유산균 소스 등을 생산하고 있다.

축산보조사료는 면역력을 높여주는 항상제 대체 효과가 있어 장 기능 개선으로 설사 예방 등에 탁월하다. 또 악취 제거와 축사 환경개선, 육질 개선 및 염증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이 같은 효능에 한우와 육우는 설사와 호흡기 질병 예방 등 항생제 대체 기능으로 인건비 절감 효과, 근내 지방도 개선으로 육질과 육량 모두 최고급 한우로 사육 가능하다. 양 돈은 사료 섭취율 증가와 년간 회전율 단축으로 농가 수익 극대화, 악취제거와 축사 환경 개선으로 민원발생 사전 차단 및 질병을 예방한다. 산란계는 산란기간 연장으로 생산성 증가, 난각이 두껍고 파란이 없어 농가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수산용 보조사료도 면역력을 높여주고 장 기능 개선은 물론 악취제거와 양식장 환경 개선에 도움을 준다. 또 수질 개선 및 병원성 미생물을 억제한다.

토양개량제는 작물의 영양 결립 개선과 발육, 뿌리 활착 증진, 성장 등을 촉진한다. 탈취재는 음용이 가능한 무해한 제품으로 악취 원인 물질과 직접 반응해 생분 해능이 뛰어나고 2차 오염 유발이 없다.

유산균 소스는 100% 천연 과일과 야채를 주 원료로 발효한 자연 발효 식물성 유산균이다. 식중독 예방과 연육효과, 냄새제거에 효능이 있다.

운석 제품은 광주와 전남을 비롯해 전북과 경기도에 유통중이다. 또 급식소나 대형 식당에서도 천연 제품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호응을 받고 있다.
 

운석은 개발한 식물성 유산균을 가지고 (왼쪽부터) 축산 보조사료, 축산용 곤포사일리지 발효첨가제, 수산용 보조사료, 토양개량제, 탈취제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종균 배양 판매·발효 음료 생산 ‘박차’=보통 유산균은 실온에서 유통기한이 짧다. 하지만 운석의 유산균은 자연 발효의 결과물로서 실온 상태에서 유통기한이 길다. 지금까지 5년 이상 실온 상태에서 보관하여도 변질되지 않음이 자체 조사 결과 확인됐다.

운석은 외국에서 종균을 수입하지 않고 자체 종균을 보유하고 있다. 자연발효액 안에는 다양한 종류의 유익한 미생물들이 들어 있지만 운석은 7종의 미생물을 동정분리하여 특허로 등록했다. 등록된 균주인 ▲락토바실러스 카제이 WS-1 ▲락토바실러스 카제이 W-1 ▲락토바실러스 페로런스 W-3 ▲락토바실러스 카제이 W-4 ▲락토바실러스 카제이 W-6 ▲데케라 브루셀렌시스 WY-1 등을 한국미생물보존센터에 기탁해 보관하고 있다.

운석은 그동안 농축산용, 산업용, 환경용 제품을 생산했다. 오랜 기간 가축 사양시험과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유산균 음료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승우 운석 대표는 “식물성 유산균 종균을 배양한 곳은 큰 기업을 제외하고 아주 드물기 때문에 많은 홍보를 통해 좋은 종균들을 전국에 보급하고 싶다”면서 “그동안 축산이나 환경 관련 제품을 생산했지만 음료 등 인체에 직접 관련된 유산균을 활용하는 제품을 개발 하고 있다. 시제품으로 출시는 됐고 조만간 시중에 유통시킬 예정이다”고 말했다./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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