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유일 상무1동 부스 이용실적 전무

어린이·여성 보호 ‘안심부스’ 있으나 마나
광주 유일 상무1동 부스 이용실적 전무
자동문은 닫혀 있고 주변엔 쓰레기 난무
 

광주에서 단 1곳 설치돼 있는 서구 상무1동 안심부스 주변에 불법 쓰레기 투기 금지 안내문을 무색하게 각종 생활쓰레기가 버려져 있다. /송민섭 수습기자 song@namdonews.com

광주 서구가 범죄 위험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안심 부스’가 허술한 관리로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긴급 상황시 이용하기 쉽게 항상 열려 있어야 할 자동문은 닫혀 있어 성인 남자도 열기 힘들었으며 주변엔 무단 투기된 쓰레기가 난무했다.

서구는 어린이와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 예방을 위해 지난 2016년 광주신세계와 협력해 상무 1동 원룸 타운에 안심부스를 설치했다. 광주지역에서는 이곳에 유일하게 설치됐다. 1천5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설치한 부스에는 스마트 공중전화, 비상벨 등이 있어 위급상황시 안에 들어가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문이 닫히고 경광등이 켜지며 외부에 위험신호를 보낸다. 동시에 관련 정보가 경찰에 전송돼 인근 지구대 경찰이 즉각 출동하게 된다.

하지만 본보 취재진이 현장 확인 결과 부스의 자동문은 닫혀 있었으며 억지로 당겨야 열렸다. 주변엔 각종 생활 쓰레기와 건축 폐기물 등이 쌓여 있었다. 부스에 부착된 쓰레기 무단 배출시 과태료 부과 경고문은 불법 투기가 상시 이뤄지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게다가 안심부스 이용실적도 전무해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을 낳고 있다.

30일 담당 지구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안심부스에서 신고가 접수된 건수는 1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취재진이 부스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안심부스’를 아느냐고 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은 ‘모른다’고 대답했다. 알고 있다는 20%도 사용방법은 모른다고 답했다. 설치 장소가 눈에 잘 띄지 않고 홍보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주민 안빈호(29)씨는 “근처에 살아서 자주 지나가는데 관심이 없어서 주의 깊게 본 적이 없다”며 “사용방법을 사전에 알고 있어야 위급상황시 도움이 될 텐데 홍보가 잘 안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예린(24·여)씨는 “사용해 본 적은 없지만 겉모습만 봤을 때 부실해 보여 정말 안전한지 잘 모르겠다”며 “만약 정말 위급한 상황에서 부스를 찾았을 때 문이 닫혀 있었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말했다.

상무 1동 관계자는 “부스 관리를 위해 매월 KT에 소정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며 “인터넷·청소 등 시설 관리는 KT측에서 전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KT측은 “부스의 문이 닫혀 있는 건 아마 아이들 장난으로 보인다”며 “문은 닫혀 있었어도 기계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송민섭 수습기자 son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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