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캐슬의 그들은 행복했을까?
명현관 전남 해남군수

명현관 해남군수

요즘 모 드라마가 연일 화제인 모양이다. 대한민국 상위 1%가 모여사는 SKY 캐슬이라는 곳이 배경이라고 한다. 리얼 코믹 풍자극이라 소개돼 있지만 드라마적인 이야기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현실적인 상황 전개에 시청자들도 환호하는 듯 하다.

땅끝마을이라고는 하여도 강남 한복판의 입시 전쟁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명문가의 사모님이든 시골의 촌부이든 자식을 누구보다 잘 키워내고자 하는 마음은 매 한가지일 것이다. 대학이‘출세’의 지름길인 현실에서 할 수만 있다면 입시코디를 들여서라도 자식의 앞길을 보장해 주고픈 마음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입시 전쟁에서 승리한 그들은 과연 행복했을까? 드라마의 결말이 궁금해 진다. 사실 우리는 진작부터 그 답을 알고 있다.

혼자만 잘 사는 세상, 일등만을 위한 세상은 결코 행복하지 못하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이 결론은 먼 나라의 얘기가 아니라 땅끝해남에서 현재 진행형이다.

해남은 전국 최대 경지면적과 친환경 인증면적을 가지고 있다. 청정 땅끝바다의 풍요로움은 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젊은이들이 떠나버린 농어촌은 갈수록 쓸쓸해지고 작지만 활기찼던 상권은 깊은 침체의 길에 들어섰다. 농어업이 주력산업인 지자체에서 대부분 겪고 있는 현상이다.

우리는 더 이상 일등이 아닌 농어업을 이대로 포기할 것인가라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그런데 쉽게 포기하기에는 우리 민족의 삶은 농업과 농촌에 너무 큰 빚을 지고 있다. 농업은 우리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생명 안보산업이자 국토와 자연 경관을 보호하고, 토양 유실과 홍수 방지, 생태계를 보전하는 다원적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한국인의 마음속 깊이 유전자처럼 새겨진 땅에 대한 애정과 지역 공동체에 대한 그리움 또한 농업을 특별하게 여기는 이유이다.

이러한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해 해남군은 올해부터 전국 최초로 농민수당을 도입하기로 했다.

가구당 연 60만원씩, 큰 금액은 아니지만 농업이 가진 공익적 가치를 인정하고, 농업인의 기본 소득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농민 수당의 지급은 농촌의 붕괴를 맞고 과밀화된 도시문제를 해결하는데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도시에서 농촌으로 젊은이들을 불러들여 농촌을 살려낸다면 도시의 문제는 물론 농촌의 문제도 해결된다.

이와 동시에 해남군은 지역상품권의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상품권인 ‘해남사랑상품권’은 해남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농민수당은 해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연간 90억원 규모의 농민수당을 포함한 150억원 규모 지역상품권을 지역내에서 유통시킴으로서 농어민과 소상공인이 다같이 잘 살 수 있는 경제 활성화를 이뤄보자는 것이다. 지역상품권은 노점상을 비롯한 영세 소상공인들이 최대한 가맹점으로 가입해 혜택을 볼 수 있게 문턱을 맞출 계획이다.그래서 금액도 천원단위부터 시작한다.

‘지역경제의 선순환을 통한 경제활성화’ 목표아래 올해 의미있는 시도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해남군이 시작했기 때문에 다음 주자들은 더욱 쉽게 결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혹자는 해남에서 쏘아올린 작은 공이라고도 표현한다. 작은 공이 가져올 나비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기대가 된다고도 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내용이라 절차상의 어려움은 있겠지만 멀리보고 크게 걸어가고자 한다.

민선 7기의 출범과 함께 해남은 ‘빛나라 땅끝, 다시뛰는 해남’이라는 군정 목표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전국의 관심이 쏠린 농민 수당과 지역상품권 발행 사업 외에도 농어업과 지역경제의 활성화, 보건복지, 문화관광, 군민 안전에 이르기까지 군정의 전 분야에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그리고, 다시뛰는 해남의 지향점은 빛나는 군민이 될 것이다.

남북한 인구가 7천 5백만명 쯤 된다고 한다. 해남인구가 0.1% 정도 되는 듯 하다. 군민 한명 한명이 잘사는 해남, 함께 살아 더욱 행복한 해남, 또 다른 의미의 스카이 캐슬이 만들어갈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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