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취재>“나주시 교통행정은 ‘졸속’”비난 봇물

시내버스 노선 개편 10여일 만에 시민들 ‘부글부글’

홍보 부족·의견 미반영 등 시청 누리집에 민원 ‘속출’

시 관계자 “20개 읍·면·동 수용 힘들다” 해명 급급
 

전남 나주시가 이달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시내버스 노선과 운행체계 개편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10일 오후 빛가람 혁신도시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중·서부취재본부/정다움 수습기자 jdu@namdonews.com

“버스 노선이 변경됐으면 최소한 버스정류장에 안내문이라도 붙여놔야 하는 거 아닌가요?”

10일 오후 전남 나주시 빛가람 혁신도시 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57·여)씨는 “최근 나주시 시내버스 노선을 변경하는 과정을 보면 시민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며 이같이 분통을 터트렸다.

이달 1일 자로 나주시내를 다니는 버스 노선에 일부 변경이 있었는데, 일부 버스정류장의 경우 안내문조차 붙어 있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그는 “기존에는 701번 버스를 이용했지만 노선 개편으로 700번 버스를 이용한다”며 “최근 버스 타고나서 노선이 변경된 사실을 알았다”고 비난했다.

전남 나주시 빛가람 혁신도시의 한 버스정류장에는 노선 개편에 대한 안내문조차 붙어 있지 않았다. 중·서부취재본부 /정다움 수습기자 jdu@namdonews.com

나주시가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간 시내버스 노선과 운행체계 개편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나주시는 204개의 버스 노선 중 160번(광주 문흥지구~영산포 터미널)과 700번(혁신도시~동신대), 701번(신도 산단~혁신산단), 703번(혁신도시~영산포), 999번(영산포 터미널~광주 전남대 후문)을 비롯해 19개의 노선을 대폭 변경했다.

999번 노선은 기존의 우정로, 빛가람로, 그린로노선을 빛가람로 노선으로 통합하고, 700번 노선은 혁신도시와 원도심 노선을 직선화·단일화했다. 160번 노선은 나주터미널을 더 이상 경유하지 않게 됐다. 또한 운행횟수가 감소한 노선으로는 160번(320회→272회)과 701번(52회→48회), 999번(90회→78회)이며, 703번 노선은 폐지됐다. 아울러 700번(2대), 703번(3대), 999번(4대), 160번(4대) 등 총 4개의 노선은 기존 155대에서 130대로 차량대수를 줄였다. 반면 1160번 차량은 1대가 늘었다.

나주시 관계자는 “지난 1일부터 시내버스 운전기사 근로시간 준수 이행과 1일 2교대 근무전환을 이유로 버스 노선을 개편해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기존 시내버스 노선 폐지에 따른 불편과 홍보부족, 의견 미반영 등을 지적하고 있다.

이날 나주시내 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32)씨는 “지난해 11월 혁신도시와 성북동 2곳에서 버스 노선 개편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지만 주민들이 제안한 의견은 노선 개편에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나주시의 밀어붙이기식 행정은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고등학생 나모(17)군도 “버스 노선이 개편돼 환승을 해야 집에 갈 수 있어 통학 시간만 20~30분 증가했다”며 “개편해서 오히려 더 불편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주시청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이날 현재까지 시내버스 노선 개편에 불편과 불만을 호소하는 시민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고, 바뀐 노선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항의전화도 폭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주시의회 김철민(무소속·빛가람동·봉황면·세지면) 의원은 “이번 노선 개편은 나주시의 일방적인 행정통보”라며 “시민의 의견을 수용·반영하는 공청회는 개편 2개월 전인 11월에 개최했고, 비공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나주시 관계자는 “준공영제가 아닌 영세 운송업체를 통해 버스를 운영하고 있어 20개의 읍·면·동 주민들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수 없는 입장이다”며 “시민들의 버스 노선 수요도 적을뿐더러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해 인건비를 충당하기에도 급급한 실정이다”고 해명했다.

중·서부취재본부/정다움 수습기자 jdu@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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