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해야할 국회·지방의원 해외연수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기간중의 몰상식한 행태와 폭력이 드러나면서 지방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 적절성 문제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라있다. 문재인 정부가 사회적폐 청산을 외치고 있지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 국회의원과 지방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다. 연수효과는 별로 없고, 국가예산이 마구 사용되고 있는데도 시정되지 않고 있다.

국회의원과 지방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는 법적으로 허용돼 있다. 그런데 문제는 효과가 있느냐는 것이다. 부분적으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는 관광성 외유인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해외연수일정은 식견을 넓히는 진지한 견학이나 정책비교와는 거리가 멀다. 누구보다 국회의원이나 지방의회 의원들이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국회의원들은 각종 정기·임시회가 끝나면 명분을 붙여 해외순방길에 오른다. 심지어 원내교섭단체 임기가 끝나면 위로차원의 해외나들이에 나서기도 한다. 이때는 얼굴을 붉히며 삿대질을 하던 여·야 의원들이 아니다. 어깨동무를 하며 사이좋게 해외방문길에 나서 럭셔리 여행을 즐긴다. 피감기관의 손을 비틀어 해외연수에 가는 경우도 많았다.

국회의원들은 자신과 관련된 일은 어떻게든 국민에게 알리려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은 해외연수나 순방사실을 자신의 홈피에 올리지 않고 지역민들에게도 이 같은 사실을 되도록 숨기려 한다. 떳떳치 않은 일임을 본인 스스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의회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해외연수가 실상은 외유성 여행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2017년의 경우 전국적으로 해외연수 의원별 경비를 가장 많이 지출한 지방의회는 전남 구례군 의회(의원 1인당 399만원)였다. 장흥군 의회 역시 6번째(355만원)였다. 광주와 전남지역 지방의회 대부분이 비슷한 액수의 경비를 사용했다. 그렇지만 눈에 띄는 연수보고서나 정책입안·추진은 찾아보기 힘들다. 보고서 내용은 형식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국민과 지역민의 지탄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무분별한 국회의원·지방의회 의원 해외연수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정치인들의 특권의식 때문이다. 일부 경비를 부담하기는 하지만 공짜나 다름없는 해외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달콤한 유혹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혈세낭비에 불과한 해외연수를 그대로 두고 정치혁신을 외치는 것은 공허하다. 청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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