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현장>

최연수(동부권취재본부 차장대우)

순천시의회, 폭력사건에 책임있는 자세를

공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을 공인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들에 대해서는 보다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고, 그만큼 대중의 비난 가능성도 높다.

최근 공인인 순천시의회 의원의 폭력사태가 있었다. 이런 폭력사건은 비단 이번 순천시의회 사건만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국회에서도 있었고, 다른 기초·광역의회에서도 있었고, 심지어 이전의 순천시의회에서도 있었다.

그 때마다 우리는 ‘폭력은 어떠한 경우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하며 책임자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다.

그렇지만 결과는 어땠는가? 막상 크게 다투더라도 이후에는 되도록 조용히 넘기려는 모습을 보이는 일이 다반사다.

이번 순천시의회 폭력사건만 해도 일단 일은 벌어졌고 보도는 됐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여기는 감이 있다. 다만 재발방지를 위한 어떠한 조치보다는 이 일이 더 확대되지 않기를 더 크게 원하는 것 같다.

가해자인 나안수 의원은 여론에 밀려서인지 사흘 뒤 전체 의원 간담회에서 사과했고, 이것을 명분으로 순천시의회는 윤리위원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유야무야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대목이다.

그렇지만 기자가 생각하기엔 당시 그 자리가 피해 당사자가 사과를 받았다고 임의로 넘길 수 있는 자리는 아니었다고 본다. 왜냐하면 폭력사건이 있었던 장소가 허석 시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기 위한 공적인 자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순천시의회는 공적인 자리에서 공인의 폭력사건이 있었는데 둘 사이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겠다고 하면 누가 납득하겠는가. 그 원인조차도 인사와 관련됐다고 하고, 이 또한 공적인 일인데도…. 솔직히 시의회가 어물쩍 넘기려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한다.

반대로 만약 집행부에서 이 같은 일이 생겼을 때 시의회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여론에 밀린 감이 있지만 마침 순천시의회가 쇄신안을 마련한다고 하니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의 쇄신안이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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