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추악한 ‘5·18 위원’ 추천

자유한국당이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으로 추천한 인사를 보면 이 당이 얼마나 반민주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정당임을 알 수 있다. 80년 5·18을 ‘소수의 선동에 의해 일어난 시위’, ‘국가체제를 위협했던 폭력시위’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을 추천한 것은 자유한국당이 ‘개념없는 극우보수정당’임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다.

80년 5·18은 전두환 등 신군부세력의 정권장악에 맞서 광주·지역민들이 목숨을 바쳐 항거한 사건이다. 광주로 진입한 계엄군들의 무자비한 살상을 보다 못한 시민들이 모두 힘을 합쳐 계엄군과 싸웠던 항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권을 장악한 전두환·노태우 정권의 집요한 왜곡과 오도, 은폐로 5·18의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거나 알려지지 않았다.

기자는 80년 광주의 한복판에 있었다. 당시 대학생으로 전남도청 집회에 참가했으며 광주시내 곳곳에서 계엄군들의 무자비한 만행을 직접 목격했다. 계엄군들의 광주진입 당일 새벽에 주택가에 울려 퍼지던 전옥주씨의 절규를 듣고도 밖으로 나가지 못했던 용기 없음에, 긴 세월동안을 죄인의 심정으로 살았다. 5월의 광주는 처절했다. 그리고 위대했다.

당시 광주는 대동세상(大同世上)이었다. 길가의 상당수 상점들은 문을 활짝 열고 시민이나 시민군들이 마음껏 빵과 음료수를 가져가게 했다. 양동 아줌마들은 주먹밥을 싸서 시민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었다. 도망치는 시민과 학생들을 숨겨주고, 대학생들이 사는 대학주변 하숙집을 계엄군이 수색하러 오면 “어서 도망가라”고 목청 높여 일러주었다.

살기등등한 계엄군의 진압 앞에 광주시민들은 목숨의 위협을 느꼈다. 그리고 내 자식 같은 청년들이 군봉에 맞아 피 흘리고 군화에 밟혀 신음하는 것에 분노했다. 그래서 함께 일어섰다. 그런데 군사정권의 악선전에 동조하는 일부 세력들은 5·18을 ‘북한 특수부대의 사주를 받은 폭동’으로 폄훼하고 있다. 여기에는 신군부에 충성했던 군인들도 포함돼 있다.

광주와 전남에서 벌어졌던 5월의 참상은 5·18청문회와 진상규명을 통해 그 실상이 대부분 드러났다. 12·12사태는 전두환을 수괴로 한 정치군인들의 쿠데타였으며 5·18은 정권찬탈을 위한 국민 학살극이었던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그런데도 자유한국당이 ‘광주를 비틀어대는’ 인사들을 위원으로 추천한 것은 추악하다. 민주주의와 국민 앞에 큰 죄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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