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매무새 고쳐주겠다”

고교생 성추행 사진사, 국민참여재판서 ‘벌금형’

졸업사진을 찍는 여고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사진기사가 국민참여재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2부 정재희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59)씨에게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와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다수고 아직 청소년인 피해 학생들에게 성적 수치심과 불쾌감을 느끼게 했음에도 A씨는 죄를 인정하지도,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지도 않아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추행 정도가 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일부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까지는 바라지 않는다고 진술한 점, 양형에 대한 배심원 의견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4월 27일과 30일 전남의 한 고등학교에서 졸업사진을 촬영하며 여학생 21명을 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공소사실을 보면 A씨는 “옷매무새를 고쳐주겠다. 자세를 바로잡아 주겠다”며 학생들의 교복 상의 안쪽에 손을 넣어 가슴에 손이 닿게 하거나 허벅지를 만졌다. 배심원단(7명)은 투표를 통해 피해자 21명 중 1명에 대한 범행은 만장일치로, 6명에 대한 범행은 다수결로 무죄로 평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채택된 증거 등을 근거로 피해자 1명에 대한 범행만 무죄로 보고 20명에 대한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배심원단은 만장일치로 벌금 500만원을 평결했지만 재판부는 벌금을 800만원으로 상향해 선고했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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