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27만원…자식보다 낫다”

노인 일자리 신청 첫날 ‘북적’

구청 “선착순 모집 아닙니다”

노인일자리 신청 접수 첫날인 17일 오전 9시 광주시 북구 용봉동 주민센터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 나선 어르신들로 발디딜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김영창 기자 seo@namdonews.com
“매달 27만원이 꼬박꼬박 들어오는데, 일자리가 자식보다 낫지…우리도 자식들 눈치도 안보고.”

자녀에게 손을 벌리는 것에 눈치 보이기 싫다며 어르신들이 직접 일자리 찾기에 나섰다.

17일 오전 9시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주민센터. 노인일자리를 신청하려는 수십명의 어르신들로 주민센터는 시장을 방불케 했다. 어르신들은 대기 번호표를 받기 위해 새벽 일찍부터 장사진을 쳤다. 본격적인 신청접수가 시작되자 1로 시작된 대기번호는 1시간여 만에 100번을 넘어섰다. 특히 이날은 북구가 노인 일자리 신청 접수를 받기 시작한 첫 날이기도 하다. 어르신들의 일자리 신청 접수를 돕기 위해 직원들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김수봉(71)씨는 “집에서 가만히 있으면 뭐하겠나, 자식들한테 손 벌리기 미안하다”며 “일자리만 구한다면 매달 27만원이 꼬박꼬박 들어오는데, 이거라도 해야 손자들 용돈을 쥐어줄 수 있을 것 같아 신청했다”고 말했다.

노인일자리는 평균 한 달에 30시간 일하고 27만원을 받는다. 여기에다 기초연금 30만원을 더해도 한달 소득은 60만원 안팍, 생활비로 턱없이 부족하지만 일을 할수 있다는 것에 어르신들은 감사함을 느꼈다. 또한 일자리도 길거리청소와 초등학교 교통지원사업, 불법주정차 계도사업 등으로 어르신들에 만족도가 높다.

처음으로 노인일자리를 신청한다는 이영순(66·여)씨는 “내가 갈 곳이 있다는 것, 일 할 데가 있다는 것, 그것만큼 좋은 게 어디 있느냐”면서 “앞으로 많은 일자리가 생겨 우리 같은 노인들도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노인일자리 참여대상은 지역 내 거주하는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 중 신체활동이 가능한 어르신으로 신분증 등을 준비해 주소지 동행정복지센터와 수행기관에 오는 25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김태연 용봉동주민센터 사무관은 “어르신들이 일자리 신청 접수에 어려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간혹 어르신들이 선착순이신줄 알고 아침 일찍 나오시는데 선착순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나실 때 언제든지 찾아주시면 된다”고 당부했다.

한편 올해 북구는 노인일자리 지원사업으로 132억4천여만원의 예산을 투입, 지난해 대비 1천137명이 늘어난 4천776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 지난해에는 3천600명 모집에 4천400명이 몰리면서 800명이 탈락했다.
/김영창 기자 seo@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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