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립박물관 예정지 놓고 ‘시-의회’ 대립각

시의회 기획행정위, 의회와 협의 없이 박물관 추진한다 ‘격분’

여수시 “여러 대상지 검토중, 아직 결정된 바 없어 협조 부탁”

여수시가 민선 7기 공약으로 ‘여수시립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건립 위치를 놓고 시의회와 시의 대립각이 커지고 있다.

20일 여수시의회는 여수시립박물관 건립 추진과정에서 시가 시의회와 협의 없이 여수 석보터로 확정해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지난 15일 회의를 열고 “시의회와 단 한 번의 협의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시 집행부에 의해 부지가 ‘석보’터로 확정된 것처럼 알려지고 있다”며 “박물관 부지선정은 시민 여론 조사 결과를 반영하고 시의회와도 협의한 후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수시립박물관 건립 부지는 여수세계박람회장, 여수석보(麗水 石堡), 남산공원, 선사유적공원, 웅천 이순신공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여수시의회는 시민여론조사와 박물관 건립 기본계획수립 용역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다양한 입지 가운데 한 곳을 지정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견해다.

하지만 시 집행부는 석보터를 최적의 장소로 선정한 뒤 의회와 협의 없이 문화체육관광부에 공립박물관 설립 사전 타당성 평가를 신청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의회는 여수시가 오는 25일까지 전남도에 박물관 설립 사전 타당성 평가를 신청하고 다음 달부터 문체부의 사전 타당성 평가와 기재부의 지방재정투자심사 등을 받을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박성미 기획행정위원장은 “시는 박물관 부지가 석보터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점만을 강조하고 있고 후보지 중 하나인 박람회장은 관리 주체인 박람회 재단과도 업무협의가 없었던 것으로 봐 이미 부지를 선정해 놓고 일을 추진한다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승호 부위원장은 “박물관 건립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수행하는 기관에 박물관과 관련한 역사학자가 없고 1차 용역보고서에 여수시에서 전시할 수 있는 유물목록이 없다”며 시의 책임 있는 업무추진을 요구했다.

전창곤 의원은 “시민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많은 시민이 박람회장 내 시설의 리모델링을 통한 박물관 건립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석보터를 고집하는 집행부의 의도를 알 수있도록 설문조사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의회의 지적에 대해 여수시 관계자는 “박물관 건립을 추진하면서 여러 곳이 물망에 오르고 있으나 위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면서 “다양한 과정을 거처 가장 합당한 위치 선정을 위해 노력 중이기 때문에 시의회와 시민의 협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27일부터 12월 7일까지 여수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여수시앱 시민소통광장) 결과 박물관 건립 추진방식에 대해서 기존 건물 리모델링에 시민 77%가 찬성했다. 건물 신축을 지지한 시민은 23%였다.

기존 건물을 고칠 경우 적당한 장소로는 박람회장(주제관)이 70%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박물관 건물을 신축할 경우에도 박람회장이 35%로 가장 선호됐으며, 화장동 선사 유적공원(20%), 여수석보(16%), 웅천 이순신공원(15%)순이었다.

2022년 개관을 목표로 추진 중인 여수시립박물관은 국비 90억 원, 지방비 185억 원 등 총 275억 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2층 전체면적 5천80㎡로 계획되고 있다.동부취재본부/윤종채 기자 yj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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