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군, 성산마을 50년생 은행나무 130그루 제거

나무뿌리 탓에 상가건물·담장 등 균열 민원 지속

공론화 군민참여단 논의 거쳐 ‘벌목’권고안 수용
 

장성 성산마을 은행나무 가로수길.

전남 장성군이 성산마을길 130여 그루 은행나무를 모두 베어내기로 했다.

경관자산이라는 보호론과 불편요인이라는 폐기론이 맞섰지만 공론화 군민참여단이 내놓은 ‘제거’ 의견을 장성군이 받아들이기로 했다.

21일 장성군에 따르면 지역 기관장, 사회단체장, 언론인, 이장 대표단, 주민 등 29명이 참여한 ‘성산 은행나무 공론화 군민참여단’이 이러한 내용의 권고안을 내놓았다.

성산마을은 도로 양쪽을 따라 늘어선 수령 50년 이상 은행나무 130여 그루로 가을마다 황금빛으로 물든다. 하지만 주위로 뻗어 나간 나무뿌리 탓에 상가건물, 담장, 보도블록에 균열이 생겨났고 간판을 가려 불편하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장성군은 은행나무로 인한 불편 호소가 잇따르자 지난해 7월과 9월 두 차례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주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자 지난해 10월에는 인터넷 설문조사를 시행했다.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867명 가운데 72%가 ‘제거’를 선택했다. 보존하자는 의견은 26%였다.

장성군은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고, 정책 결정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자 군민참여단을 꾸렸다. 군민참여단은 토론회, 현장 실태조사, 무기명 투표를 거쳐 장성군에 은행나무 벌목을 권고했다.

장성군은 군민참여단 권고를 토대로 군의회와 간담회를 열어 벌목안을 확정했다. 은행나무를 베어내는 작업은 오는 3월에 착수할 계획이다. 장성군은 은행나무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수요자 비용부담으로 이식을 허용할 방침이다.

장성군 관계자는 “은행나무를 보존할 수 없게 됐지만 다양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내린 결정인 만큼 주민 입장을 충분히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장성/박민수 기자 pms@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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