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도 나눠요” 광주 든든한 재능기부 버팀목

<남도일보 나눔 시리즈-① 광주재능기부센터>

센터, 재능기부자와 수혜자 ‘징검다리’ 역할 톡톡

10대부터 80대까지 창립 이후 회원 3천 명 늘어

매달 5천 원 씩 십시일반 모인 후원금으로 운영

‘한 사람을 위한 음악회’ 등 각종 재능기부 활발
 

광주재능기부센터에서는 매달 3, 4차례씩 홀몸 어르신과 장애나 병마로 인해 바깥 출입이 어려운 분들을 위한 ‘한 사람을 위한 음악회’를 진행하고 있다. 단 한 사람을 위한 음악회는 어려운 이웃에게 보내는 응원이다. 사진은 오카리나 동호회 재능기부자들이 어르신을 위해 음악회를 열고 있는 모습. /광주재능기부센터 제공
광주재능기부센터는 ‘사람 자체가 바로 책’이라는 발상으로 ‘사람을 빌려주는 도서관’도 운영중이다. 책을 대출하는 것처럼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책’을 대출해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방식이다. /광주재능기부센터 제공

“특별한 재능이 없다고요? 어떤 재능이라도 기부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참여 가능합니다.”

광주 지역서 집짓기와 책 읽어주기, 음악 공연, 수납 정리 등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과 그 재능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연결해 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곳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광주재능기부센터다. 광주 남구 진월동 국제테니스장에 있는 광주재능기부센터는 2012년 창립 이후 평범한 이웃들의 열정을 모아 광주 곳곳에서 재능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재능기부를 펼치고 있다.

◇ 평범한 이웃들 열정으로 탄생=광주재능기부센터는 훈훈한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수호천사’가 되고 있다. 센터는 2012년 2월 300여 명이 참석한 발기인대회에 이어 같은 해 6월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설립 허가를 받아 출범했다. 올해로 8년째를 맞은 광주재능기부센터는 현재 회원 수가 3천여 명에 달하며 매달 후원금을 5천 원~1만 원씩 기부 받아 운영중이다. 다재다능한 개인적 역량을 사회적으로 공유하고 더 나아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활용하자는 공감대가 센터 출범의 씨앗이 됐다. 너와 나의 뛰어난 재능을 한데 모아 누구나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따뜻한 지역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센터는 출범 이후 의료, 법률, 전문기술, 미디어·언론, 마케팅·경영, 사회복지, 문화예술, 체육·건강 등 각기 다양한 분야 사람들이 모여 재능기부와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연령대도 다양하다. 10대 초등학생부터 80대 어르신까지 자신의 재능을 나누고 싶다는 후원자들로 넘쳐난다. 한 사람을 위한 음악회와 사람을 빌려주는 도서관, 공부방 만들기, 행복한 목수, 쓰지 않는 책가방 아시아 빈민국가로 보내기, 돌·칠순·팔순 잔치 등이 대표적이다.

◇ 한사람을 위한 재능잔치=광주재능기부센터에서는 매달 3, 4차례씩 홀몸 어르신과 장애나 병마로 인해 바깥 출입이 어려운 분들을 위한 ‘한 사람을 위한 음악회’를 진행하고 있다. 단 한 사람을 위한 음악회는 어려운 이웃에게 보내는 응원이다. 광주 지역에서 활동하는 음악가를 비롯해, 다양한 음악 동호회 회원들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열린 음악회는 350여 차례로 수백 명이 넘는 재능기부자들이 외로운 이웃들에게 정과 흥이 넘치는 따뜻한 하루를 선물 하고 있다. 그동안 실직해 술만 마시며 집 안에 있는 남편을 위해 아내가 신청하기도 했다. 공사장에서 떨어져 휠체어에 의지하는 장애인을 찾아가 따뜻하게 손을 내민 적도 있다. 홀로 사는 어르신이나 장애인들을 위한 음악회도 열렸다.

또 광주재능기부센터는 ‘사람 자체가 바로 책’이라는 발상으로 ‘사람을 빌려주는 도서관’도 운영중이다. 책을 대출하는 것처럼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책’을 대출해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방식이다. 새로운 도서관 문화운동인 ‘리빙 라이브러리’(Living Library) 프로그램을 적절하게 응용했다. 이 도서관의 장점은 어떤 사람이든 도서 목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수백 명의 사람들이 책이 돼 봉사하고 있다. 사람의 경험을 빌려줌으로써 살아있는 생생한 이야기를 읽자는 건데, 독서 자체가 대화와 소통으로 이뤄진다. 책으로 배울 수 없었던 부분도 함께 경험할 수 있어 많은 청소년들에게는 많은 귀감이 되고 있다고 광주재능기부센터는 설명했다.
 

광주재능기부센터는 시장에서 힘겹게 수레를 끌고 과일을 파시는 할머니를 위한 공연은 물론 상품이 ‘완판’ 될 수 있도록 응원하는 기부 등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재능기부자들이 할머니 대신 과일을 판매하는 모습. /광주재능기부센터 제공
재능기부로 꾸며진 ‘사랑의 공부방’

◇ 지구촌 빈민국가에 책가방 보내기 등=광주재능기부센터에서는 매년 ‘지구촌 어린이들에게 쓰지 않는 책가방을 보내주세요’ 프로젝트를 ‘반갑다 친구야’를 통해 진행을 해오고 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가방, 학원 가방 등은 해가 바뀌면 사용하지 않는데, 이 책가방은 쓰레기봉투를 통해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가방들을 매년 2, 3월에 모아 아프리카나나 아시아 국가로 ‘착한 기부’를 하고 있다. 광주재능기부센터 관계자는 특히 지구촌 아이들은 한류 바람이 불어서 한글이 써져 있는 가방을 선호 한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또 사랑의 공부방 꾸미기를 운영하며 공사 전체를 재능기부 받아 아픔이 있는 가정 어린이들의 방을 꾸며주는 활동도 한다. 도배와 장판, 전기, 책상, 의자, 옷장, 침대 등 아이들이 원하는 욕구에 맞춰 방을 꾸며 준다. 여기에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아이들은 전문 상담사와 연결도 시켜준다. 사랑의 공부방은 아이들에게 단순히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심리적 안정까지 돕고 있다.

힘겹게 사는 이웃을 위해 전문건설협회와 함께 해마다 30~40곳 집 리모델링도 한다.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위한 ‘편안한 해우소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시장에서 힘겹게 수레를 끌고 과일을 파시는 할머니를 위한 공연은 물론 상품이 ‘완판’ 될 수 있도록 응원하는 기부, 교복기부, 이주노동자 의료지원, 무국적아이들 돌잔치, 시민단체 등 지역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연 등 수십여가지의 재능기부들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남광주 기차에서 정리수납과 캘리그래피, 서예, 향초 공예 등 재능기부부터 장구, 꽹과리, 플루트 등 다양한 공연들도 펼쳐졌다.

올해 광주재능기부센터는 경기침체로 힘겨운 자영업자들을 위해 응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또한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하고’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말로 전할 수 없는 사연을 접수받아 대신 마음을 전달하는 재능기부도 펼칠 방침이다.

장우철 광주재능기부센터 사무처장 “재능나눔을 통해 ‘누구라도 참여해서 즐겁고 행복한 나눔을 해보자는것’이 단체의 취지이다”면서 “여러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응원을 보내, 어려움을 겪는 이가 희망을 일궈갈 새로운 용기를 챙길 수 있도록 하자는 잔치를 계획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광주재능기부센터에서는 매년 ‘지구촌 어린이들에게 쓰지 않는 책가방을 보내주세요’ 프로젝트를 ‘반갑다 친구야’를 통해 진행을 해오고 있다. 사진은 캄보디아 어린이들이 책가방을 받고 기념촬영하는 모습. /광주재능기부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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