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취재>단속 ‘0.1건’ 나주역 불법 주정차 ‘몸살’
수천여대 차량 이동 불구 인근 공영주차장 고작 240면
‘대책 없는’ 나주시 행정… 단속도 형식적 비난 ‘속출’
“공영주자창은 턱없이 부족하고, 시민들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는 나주시의 행태를 보고 있으면 한숨만 절로 나옵니다.”
30일 목포행 KTX505 열차가 도착하는 오전 8시 나주역 인근. 나주역 앞 왕복 4차선 도로에 200여 대의 불법 주정차들이 300~400m 가량 늘어져 있다. 이들 차량으로 인해 도로가 좁아진 탓에 운전자들은 중앙선을 넘나들며 곡예운전을 하면서 아찔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 시민은 “근처에 공영주차장이 2곳 있지만 자리가 부족해 사람들이 불법주차를 하는 것 같다”며 “공영주차장을 더 늘려주던가, 해결은 안되고 몇 년째 계속 이러니 불편함만 늘어간다”고 볼멘소리를 높였다.
불법 주정차는 단순 교통 체증뿐만 아니라 이용객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어 시민들의 우려는 날로 커지고 있다. KTX와 SRT 등 고속 열차의 수요가 많아지는 주말에는 불법 주정차 행렬은 택시 승하차장까지 침범하는 등 택시 승객과 이용객들은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나주에서 10년째 택시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양모(56) 씨는 “주말이면 불법 주정차 때문에 왕복 4차선 도로가 왕복 2차선 도로보다 좁을 지경이다”며 “심지어 택시 승하차장에도 주차를 하니 차량을 피하기 위해 운전을 난폭하게 할 수밖에 없어 승객들이 그 위험을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것 같다”고 불평했다.
인근에는 공영주차장이 있지만, 수요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나주시 읍·면·동별 공영주차장 설치 현황을 보면 영산포터미널(32면)과 목사고을시장(160면), 빛가람동 호수공원·전망대(302면) 등 총 48곳(2천457면)이다. 하지만 나주역 인근 공영주차장은 나주역 광장주차장(180면)과 나주역 앞 주차장(60면) 총 2곳 240면에 불과했다. 이는 나주역 주 중 평균 3천626명과 주말 평균 3천921명의 이용객을 모두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일각에서는 이런 불법 주정차의 원인이 손 놓고 방관만 하는 나주시의 안일한 행정 때문 이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 시민은 “불법 주정차 단속 안내판과 카메라가 있지만 제대로 작동은 하는 건지, 실제로 단속은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며 “나주시 공무원들이 출퇴근을 위해 불법주차를 자주 하니 문제 해결도 안하고 눈 감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실제 2015년부터 지난 14일까지 5년간 나주역 인근 송월동 불법 주정차 단속 건수는 하루 평균 0.1번 꼴이었고 심지어 2015년도와 2017년에는 0건으로 단속조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불법주정차로 인해 교통사고 위험 등 각종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지만, 당분간 해결책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차장 완공은 아직 멀었고, 나주시에서는 뾰족한 대책마련도 없기 때문이다.
나주시 관계자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나주역을 증축하는 과정에서 주차장을 추가로 지을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구체적인 사항은 잘 모르겠다”며 “몇 면의 주차장이 언제 완공되는지 잘 모른다”고 일축했다. 또한 불법 주정차 단속에 대해서는 “읍·면에서는 단속을 안하고 구도심인 송월동과 금남동보다는 빛가람동 위주로 단속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철도관리공단은 나주역 인근에 239면의 주차장을 올해 10월 완공할 예정이다.
중·서부취재본부/정다움 수습기자 jdu@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