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내부 게시판 공무직 업무태만·권리 남용 비판

공무원-공무직 갈등 ‘갈수록 태산’이네
직원 내부 게시판 공무직 업무태만·권리 남용 비판
투명하지 못한 공무직 선발 과정 지적 목소리도 나와
공무직공무원 “일부 사례일 뿐 근무 환경 열악”해명

지역 일선 자치구에서 정규직 공무원들과 공무직 공무원들 간 갈등이 극심해지는 양상이다. 정규직 공무원들은 “책임은 없고 혜택만 요구한다”며 공무직 축소를 요구하는 반면 공무직공무원들은 “차별 속에서 당연한 권리를 달라는 것 뿐이다”라며 맞서는 모양세다.

30일 지역 일선 자치구 관계자에 따르면 직원 내부 게시판엔 공무직 공무원을 향한 성토의 글 수 십개씩가 게재됐다.

“공무원은 결혼할 때 5일, 공무직은 7일을 쉰다. 공무직은 본인과 배우자 환갑때도 5일을 쉰다. 부모 사망시 7일에 탈상 2일을 합해 9일을 쉰다”란 내용부터 “눈치우기 할때는 근로자, 배낭여행· 휴가 갈 때는 공무원”, “1년에 4일 특별휴가까지 그뿐 입니까? 한달에 한번씩은 교육을 명분으로 오후에 퇴근” 등 공무직 공무원들의 근무행태와 권리 행사 등에 관한 비판글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갈등의 배경엔 공무직 공무원들의 신분과 역할의 모호성이 한 몫 하고 있다는 것이 자치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공무직 공무원은 엄격히 따져 공무원이 아니다. 공무직 공무원은 과거 각 행정기관에 근무하는 기간제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바뀐 호칭일 뿐, 사실상 계약을 통해 채용된 일반 근로자다. 따라서 국가 혹은 지방공무원법을 적용받는 정규직 공무원들과 달리 공무직 공무원은 근로기준법을 적용받는다.

이에 행정 사무를 주 업무로 하는 정규직 공무원들과 달리 공무직 공무원들은 행정 보조나 혹은 환경 및 도로 보수 등 단순노무로 역할이 제한돼 있다. 서류를 정리하거나, 쓰레기를 치우는 등 환경미화, 도로 보수 등 업무가 한 예다.

반면 부여되는 혜택과 지원은 정규직 공무원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 정규직 공무원들의 의견이다. 자치구별로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공무직공무원의 경우 초임이 일반 공무원 초임(수당 포함)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은 170여만원~190여만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퇴직연금도 보장돼 있다. 특별휴가·연가보상금·경조사 휴가 등 정규직 공무원들의 준하는 혜택들도 주어진다.

수 년간 시험공부를 하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 들어온 정규직공무원들이 역 차별을 주장하는 이유다. 더욱이 최근엔 일부 자치구에서 지역 유력인사들과 연관된 인물들이 공무직 공무원으로 뽑히면서 채용비리 논란이 불거지는 등 투명하지 않은 선발 과정도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이럴바엔 공무직 공무원 수를 조절하고 그 수 만큼 정규직 공무원을 뽑는 게 낫다 란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자치구 한 공무원은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공무직공무원들이 많다”면서도 “역할이 적다 보니 근무시간이 짧은 것도 사실이다. 자신들이 책임질 일이 없다보니 인터넷을 하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커피 마시고 시간을 보내다 6시에 칼 퇴근 하는 직원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직무관리규정의 체계화, 제대로된 평가시스템구축 순환보직 그리고 제일 중요한 채용의 투명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한 공무직 공무원은 “억울한 측면이 많다”며 “보이지 않는 무시와 멸시 등 차별도 많고, 남들은 모르는 업무량과 부담도 많다. 알려진 내용들과도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 종일 동네를 돌며 청소하는 분들부터 각종 행사 도우미로 동원되는 등 부당한 업무 지시 등에 노출되면서 억울한 일들이 많다. 혜택이 많다고 하는데 우리가 요구하는 내용들이 일반 직장에 다니는 분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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