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의 성공적 추진을 기대한다

광주광역시와 현대자동차간의 ‘현대차 광주합작공장 설립을 위한 공식 협약식’이 지난달 31일 광주시청에서 열렸다. ‘광주형 일자리’가 가시화된 것이다. 광주형 일자리는 근로자의 고액임금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일자리를 대폭 늘린다는 개념이다. 대신 광주시는 근로자에 대한 주거·의료 지원 등을 통해 손실을 간접 보전해 주게 된다.

광주형 일자리는 노사의 합의하에 노동조건, 생산방식 등을 정하고 노사가 공동으로 경영책임을 진다는 점에서 매우 획기적인 일자리·노동정책이다. ‘주 44시간 근무에 초임 연봉 3,500만원’은 유연한 근로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신규채용인력을 대폭 충원할 수 있다. 노사 상생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목적을 충족시키는 시스템이다.

광주형 일자리가 성사된 것은 단기적으로는 광주에 질 좋은 일자리가 대폭 늘어나고 지역경제도 활성화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2021년 하반기까지 빛그린 산단 내 19만평 부지에 1,000cc 미만의 경SUV 차종 완성차 생산 공장이 들어서면 신규고용인원이 1,000명에 달할 전망이다. 또 간접고용도 1만~1만,2000여 명이 기대된다.

장기적으로는, 광주노동시장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개편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광주지역 대단위사업장 노조 상당수는 고임금을 받으면서도 수시로 파업을 벌여 ‘귀족노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는 고임금·비효율이라는 현 광주노동시장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으로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향후 과제는 일부 노동계의 반발을 어떻게 무마시키고 협력을 이끌어내느냐는 것이다. 이날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저임금 일자리 협약은 노동권을 무시한 것”이라며 규탄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또한 자칫 노사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는 ‘누적 생산목표대수 35만대 달성 시까지는 임단협을 유예한다’는 조항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도 관건이다.

광주형 일자리가 성사되기 까지는 많은 이들이 애간장을 태웠다. 윤장현 전 시장이 초석을 놓았고 이용섭시장이 마무리를 했다. 이병훈 문화경제부시장이 막후에서 협상을 이끌었다. 이날 문재인대통령이 협약식에 참석해 축하의 말을 건넨 것은 그만큼 과정이 험난했고, 또 그만큼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광주형일자리의 성공적 추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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