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우려 대신 관심을...
김나윤(광주광역시의원·변호사)

광주형 일자리 협상이 타결되면서 설 맞이 귀향인사와 함께 광주의 거리 곳곳에는 광주형 일자리 환영 현수막을 볼 수 있었다. 31일 시청에서 치러진 협업식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참석하여 축하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같은 시각 시청 외부에서는 2월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민주노총의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그렇다면 광주형 일자리가 무엇이길래 의견이 분분하여 이리 대립하는 것일까?

광주형 일자리는 쉽게 말해 값싼 인건비를 위해 해외로 나가는 현대차에게 임금으로 인한 이윤 손실을 채워 줄테니 광주에 공장을 짓고, 완성차를 양산하자는 것이다. 국외로 빠져나가는 국내 기업을 묶어두고 국내의 실업율을 해결해 보고자 하는 것으로 문재인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광주시는 침체된 지역 경제에 현대차 공장을 설립하여 지역 인재들과 젊은이들을 지역에서 머물며 일하게 한다는 기조아래 광주시와 현대자동차가 합작법인을 만들어 노사 상생형 완성차 공장을 만든다는 것이다. 합작법인의 직접 고용 규모는 1000명이지만, 광주시는 하청 노동자까지 합치면 1만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을 예상하고 있다.

반면에 민주노총에서는 왜 광주형 일자리 타결에 핏대를 세우며 반대를 하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임단협 유예 조항과 1대 주주가 현대차가 아닌 광주시인 상황일 것이다. 작년 연말 타결 직전까지 갔던 협상은 ‘35만 대 정도 생산해 경영 안정을 이룰 때까지 임금과 단체협상을 유예할 수 있도록 한다.’ 는 조항 때문에 결렬이 되었지만 그렇다고 이번 협상안에 그 조항이 빠진 것은 아니다. ‘제반 법령을 준수한다.’는 조항을 끼워 넣긴 했지만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을 파괴한 협약조항인 ‘임단협 유예조항’이 그대로 유지되었고, 거기에 더불어 현대차가 2대 주주로 사용자로서의 부담을 지지 않아도 되는 탓이다.

현실은 어떠할까? 현 시점 광주의 일자리는 턱없이 모자라 해마다 젊은이들이 고향을 떠나 수도권으로 일자리를 찾아 가고 있고, 그나마 남아 있는 자들에게 광주의 임금은 타시도와 비교해 박하기만 하다. 그렇기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적은 임금이나마 감수하고 일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일자리만 만들어지면 노동력을 제공하며 제대로 된 대우도 못 받고, 젊음을 팔아가며 일개미들처럼 일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협업식이 열리고 밑그림을 그려나가야 할 시점에 우려스러운 바가 한두 가지 가 아니지만 필자가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공장 설립을 위해 거쳐야 되는 과정에 있다. 국가적 지원으로 빛그린 산단에 대규모 기반시설이 들어선다고 하더라도 현대차 공장 설립은 광주시가 자기자본금(2800억원) 중 21%(590억원)를 부담해 신설하는 독립법인에 현대차가 19%(530억원)를 투자하는 구조다. 자본금 2800억 원과 차입금 4200억 원이 필요하다. 공장 설립에 필요한 4200억원은 대출을 받아야 한다. 시중은행에서 사업성이 판단되지 않은 시점에 대출을 해 줄 지도 의문이고, 가능하다 하더라도 현대차 공장인지 광주시 공장인지 의문이 든다. 절대 기업은 손해보는 장사는 하지 않는다. 확실치 않는 사업에 과감한 투자는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투자자본금이 530억원으로 전체 비용 대비 미비한 수준이라 언제든지 사업에 있어 적자가 누적되면 공장을 철수할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이제 공은 광주시에 넘어왔다고 생각된다. 완성차 공장의 설립을 위해 넘어야 할 문제들이 산재해 있고, 이후에도 문제들이 생기겠지만 최초 시도되는 이 사업이 모범적인 사례가 될 수 있도록 광주시에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노조의 우려는 차치 하더라도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이 점차 쇠퇴해 가며 전기, 수소차가 자리를 대처해 나가는 시점에 소형suv 공장을 짓는 것이 우려스럽지만 역시나 시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지역 경제 활성화일 것이므로 진정한 일자리 창출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광주시는 단순한 이미지 정치로 흘러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집행부의 노력으로 광주형 일자리가 정상괘도에 돌입하여 광주의 실업률을 줄이는데 큰 기여를 하길 바래본다. 광주가 미국 자동차 산업의 메카였던 디트로이트처럼 되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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