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출당과 의원직 사퇴로 용서구해야

자유한국당 일부 국회의원들과 지만원씨의 ‘5·18 폄훼’발언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가 보여준 모습은 참으로 실망스럽고 우려스럽다. 이번 파문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헌법가치와 역사정신을 깡그리 무시한데서 비롯됐음에도 당 지도부는 ‘개인의 일탈’과 ‘다양한 해석중의 하나’라며 오히려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8일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 등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의 ‘5·18 광주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으로 비난여론이 들끓었지만 자유한국당은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았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닷새가 지난 12일에서야 5·18 유족과 광주시민에게 당을 대표해 사과했다. 그는 “(소속의원들의 발언이)헌법적 가치와 법치주의 존중 정신에 위배됐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견해 차이를 넘어서 입증된 사실과 다른 허위 주장이 명백하다. 헌정 질서를 부정 측면이 있다”고 사과했다. 이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9일 “일부 의원의 발언은 당의 공식입장이 아니다”라고 해명하면서도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해 여론의 지탄을 받은 사실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녀의 발언은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김 비대위원장 자신도 발언파문 초기에는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의원 개인의 일탈정도로만 여겼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당 지도부가 마지못해 진화에 나서고, 폄훼·모욕·인격살인을 자행한 해당의원들이 “진의가 잘못 전해졌다”며 꽁무니를 빼는 모습은, 무책임하고 후안무치한 행위다. 헌법가치는 물론이고 상식에도 어긋난 해괴망측한 폭언들을 쏟아내 놓고도 “그런 뜻이 아니었다”며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고 있다.

이번 5·18폄훼발언과 초기 대응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은 ‘수구꼴통정당’으로서의 민낯을 드러냈다. 독재와 불의에 맞서 피를 흘렸던 시민들의 희생을 ‘폭동’이라 규정하고 계엄군들의 살벌한 진압과정에서도 서로를 보살펴주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했던 광주시민들을 ‘북한군의 사주를 받아 날뛴 폭도’로 폄훼했다. 무지(無知)와 오만이 끔직한 선동이자 광란이었다

이번 파문에서 보듯 자유한국당은 민주의 가치와 광주시민의 명예보다, 몇몇 의원들을 변명해주는 것을 더 우위에 뒀다. 명백한 헌정질서파괴인 ‘광주와 희생자 능욕’을 제1야당이 5일간의 숙고를 거쳐 “헌정질서를 부정 측면이 있다”고 사과한 것은 그들이 사로 잡혀 있는 이념의 망령이 그만큼 완고해서이다. 출당과 의원직 사퇴로 국민의 용서를 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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